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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벤 라이더 하우/이수영
출판사 : 정은문고
2011-07-11 / 431쪽 / 15,000원
추천자 : 김미현(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
『마이 코리안 델리(My Korean Deli)』의 표지에는 부제처럼 “백인 사위와 한국인 장모의 좌충우돌 편의점 운영기”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훌륭한 요약이다. 저자인 벤 라이더 하우는 한국인 장모를 통해 한국 이민 사회의 그늘과 빛을 모두 경험한다. 생존과 성공을 위해 억척스럽게 일하면서도 비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속성을 동시에 지니는 장모 세대의 가치관과, 저자인 벤 라이더 하우의 합리적이지만 보수적이고 소극적인 청교도 백인 중산층 문화가 정면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한국과 미국, 백인과 흑인, 문학의 과거와 미래 사이의 긴장 관계도 문제 삼고 있다. 이런 문제를 무겁지 않고 날렵하게,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하게 서술하는 매력이 크다. 하지만 이 책의 더 큰 매력은 흔히 다문화시대에서의 상호 교류 문제를 담은 책들이 빠지기 쉬운 손쉬운 해결이나 안이한 전망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족이나 계급, 인종 같은 무거운 주제들이 충돌하는 삶의 현장에서 그가 도달한 결론은 “어쩌면 삶이란 게 원래 일관되지 못한 것 아닐까. 뉴욕도 일관되질 못하다. 일관성을 강요할 필요가 뭐 있을까 싶다”(298쪽)이다.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관용이 초래하는 자국화나 동일화의 위험을 경계하면서, 서로 다름에 대한 성숙한 이해와 상호 인정이 다양성의 진정한 공존을 가능하게 한다는 구체적 통찰이 전해진다. 남과 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나가 됨으로써 서로 공존할 수 있다는, 특수성이 아닌 개체성에 대한 인식이 돋보이는 책이다. 한국에도 이런 델리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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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유홍준
출판사 : 눌와
2011-08-10 / 263쪽 / 16,000원
추천자 : 김덕기(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
역사를 이해하는 방식은 각 시대사를 중심으로 한 통사적 이해가 있고, 다양한 분류사적 이해가 있다. 한 나라의 역사가 풍요로우면서도 온전하게 이해되려면, 정치사·경제사·문화사·사상사·과학사 등의 분류사가 일반역사와 결합되어야 한다. 분류사 중에서도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는 것을 반영하듯이, 특히 문화사는 현재 가장 조명받고 있다. 한국 문화사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것으로 유홍준 교수의『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시리즈를 들 수 있다. 이 책은 많은 대중들에게 영향을 미쳤지만, 문헌연구를 중심으로 했던 한국사 전공자들에게 끼친 영향도 적지 않다. 아마도 ‘문화유산’을 본격적인 역사의 범주로 포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던져 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나온『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도 역사와 미술사의 결합을 잘 제시해 준 책이다. 한 마디로 역사학의 관점에서 유홍준 교수의 역할을 정리한다면, ‘문화유산’과 ‘미술’의 영역을 본격적으로 한국사에 접목시켜 주었다는 점이다. 본 책『유홍준의 국보순례』는 우리나라의 국보와 보물을 해설한 책이다. 양송당 김지의 <동자견려도> 에 대한 설명에서 한사코 나무다리를 건너지 않으려는 나귀와, 그를 잡아끄는 동자의 움직임을 하나의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기존의 무미건조한 도판 해설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 책을 계기로 이제 국보와 보물도 역사학의 범주에서 다시 고찰하고 연구해야 하는 과제를 던져준 셈이다. 이래저래 유홍준 교수는 한국사의 지평을 넓혀주면서, 역사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과제와 임무를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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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앤터니 플루/홍종락
출판사 : 청림출판
2011-08-12 / 224쪽 / 13,800원
추천자 : 김형철(연세대 철학과 교수) |
평생직장의 풍토가 짙은 기업 문화에서 이직은 많은 리스크를 안고 있다. 팀 이적이 일상화된 스포츠업계에서조차 여전히 어색하다. 한편 청년기에 젊은 혈기로 운동권에 몸을 담았다가 온건한 직장인으로 변신하는 사례에서도 일부의 비난은 피해갈 수 없다. 이 책의 저자 엔터니 플루는 소크라테스의 분석철학적 전통을 이어 받아 “증거가 이끄는 대로 따라 가서” 과거 합리적 무신론의 선봉장 역할을 하다 유신론 진영으로 투항한 철학자다. 그냥 행동대원 정도가 아니라 핵심 브레인이요 대변자였다. 그는 자신의 철학적 인생역정을 소개하면서, 과거 무신론을 주장하던 시절에나 지금에나 변함없는 것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합리적 근거를 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대단한 용기다. 처음으로 그가 ‘커밍아웃’을 선언한 것은 유신론자와 공개토론하는 자리에 무신론 대변인으로 참석했을 때였다. 바로 그 자리에서 자신은 이제 ‘신을 믿는다’라고 선언한 것이다. 그 자리가 어떤 상황으로 바뀌어 버렸는가는 쉽게 상상이 가질 않는다. 유명한 파스칼의 도박사 이야기가 있다. “만약 신이 존재하는 데 내가 믿지 않는다면, 나는 영원한 지옥의 불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 신을 믿는 데 존재한다면 나는 영원한 천국의 행복을 누릴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데 믿으면 그냥 꽝이다. 믿지 않는 데 존재하지 않으면 역시 꽝이다.” 결론은 일단 신을 믿는 것이 남는 장사라는 것이다. 저자는 나이가 팔십에 들어서 막판에 내세에 대한 보험을 들기 위해 신을 믿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과거 지적 동지들에게 총부리를 겨냥하고 있는데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이 주요 타겟 중의 하나다. 저자는 신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된 계기가 세 가지라고 밝히고 있다. 첫째, 자연 법칙은 어떻게 생기게 되었을까? 둘째, 생명현상이 어떻게 무생물에서 생겨났을까? 셋째, 물리적인 것 전부를 의미하는 우주는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을까? 과학의 눈부신 발전이 그로 하여금 신을 믿게 만들었다고 하는 점은 정말로 흥미롭다. 종교에 대한 철학적 분석이 가져야 할 요소들이 무엇인지를 음미하면서 읽어볼 것을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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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이종은
출판사 : 책세상
2011-08-05 / 807쪽 / 35,000원
추천자 : 마인섭(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정치철학의 고전적인 주제들에 대한 저서는 너무 많아 새삼 새롭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이종은 교수의 신간 『평등, 자유, 권리-사회 정의의 기초를 묻다』는 새롭다. 저자는 네 개의 초석 개념들을 이렇게 엮었다. 선을 향유할 자유와 권리가 모든 인간에게 평등하게 주어져야 하며, 사회 정의는 평등, 자유, 권리를 향유하는 인간 사이의 사회적 정치적 관계의 기초이다. 평등, 자유, 권리를 향유하는 인간관계를 사회 정의라는 도덕적 기초로 재결합하였다. 네 개의 초석이 사면체같이 재구성된 입체감이 새롭다. 민주화 이후 한국의 사회와 정치는 갈수록 혼돈에 빠지고 있다. 조화롭게 정착되어야 할 자유와 평등은 대립의 구호가 되었고, 자유와 평등을 향유하는 권리는 각자의 정의의 이름으로 이 갈등을 더욱 증폭시킨다. 한국 민주주의가 자유의 평등화라는 정상적인 길을 밟아오지 못하였다는 저자의 관찰은 새롭기도 하고 제법 흥미로운 쟁점이기도 하다. 평등, 자유, 권리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의미로 수용되고 있는가를 짚어본 시도는 아주 흥미롭다. 저자는 교육 평준화, 수능 등급제, 지역 할당제의 교육정책의 쟁점들에 나타난 평등의 문제를 자유주의의 입장에서 살펴보고 평등의 복잡한 개념과 달성 가능성을 논하였다.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 등의 일차원적 논리로 갈라선 한국정치는 철학의 빈곤이 그 원인이다. 이종은 교수의 이 책은 시민사회의 자성적 성찰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북돋우는 데에 큰 기여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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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프릭 버뮬렌/정윤미
출판사 : 프롬북스
2011-08-24 / 327쪽 / 15,000원
추천자 : 박원암(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
사회과학이나 경제학에 정설이 있을까? 정치학과 경제학에는 우파와 좌파, 보수와 진보가 있고 그들의 견해가 매우 다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세계 경제가 다시 가라앉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글로벌 성장을 위한 보수와 진보의 견해 차이는 좁혀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비즈니스에도 보수와 진보가 있을까? 런던 경영대학원의 프릭 버뮬렌 교수가 쓴 『비즈니스의 거짓말』을 읽으면 기업 경영에 대한 견해도 상당히 다름을 알게 된다. 저자는 이 책이 어떻게 하면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는지 알려 주는 시중의 책들과 다름을 강조한다. 저자는 철저한 연구와 입증된 자료에 근거하여 성공을 장담하는 법칙은 없음을 독자들에게 보이려 한다. 이렇게 해야 기업하는 사람들이 관습이나 막연한 사고에 빠지지 않고 실제로 기업의 경영 방식이나 수익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무엇인지 정확히 조명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기업들 간의 경쟁, 성공한 기업, 인수합병, 성공한 CEO, 애널리스트, 유행하는 경영기법, 비즈니스 환경, 연봉 차등화에 관한 8가지 관습적 사고에 대하여 이렇게 주장한다. ‘경쟁하기 위해 다른 기업과 부딪칠 필요는 없으며, 성공을 아예 파멸에 이르는 지름길로 알고 있어야 한다. 규모를 키우기 위한 인수합병은 대부분 실패했으며, CEO는 영웅 같은 존재가 아니라 수석 스토리텔러여야 한다. 애널리스트는 CEO의 영향력에 지배당하므로 객관적으로 기업을 평가할 수 없고, 유행하는 경영기법은 허점투성이다. 또 비즈니스 환경은 급변하지 않으며, 연봉을 차등화하기보다 직원을 배려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 새롭고 흥미로우며 귀 기울여 들어볼 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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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조복성 외 글, 이제호 그림
출판사 : 뜨인돌
2011-08-19 / 323쪽 / 15,000원
추천자 : 김웅서(한국해양연구원 선임 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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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에 관한 유명한 책에 어떤 것이 있을까? 거의 모든 사람들은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프랑스의 장 앙리 파브르가 쓴 『파브르 곤충기』를 언급할 것이다. 잘 알려질 기회가 없어서였지, 우리나라에도 파브르 못지않은 선구자적 곤충학자가 있었다. 석주명이나 조복성 같은 분들이 바로 우리나라 곤충 연구의 기틀을 닦은 선구자들이다. 이번에 발간된 『조복성 곤충기』는 1948년 을유문화사에서 『곤충기』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다가, 63년 후에 다시 세상에 태어났다. 그러나 단지 옷만 바꿔 입고 출연한 것은 아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에 나오는 곤충의 그림도 새로 곁들이고, 엮은이의 자료 발굴 노력으로 내용도 추가되고, 또 곤충 전문가들이 꼼꼼하게 감수하였다. 원본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환골탈태한 것이다. 우리는 저자의 이름을 부각시키는 것에 인색하다. 이런 틀에서 벗어나 제목도 『곤충기』에서 원저자의 이름을 붙여 『조복성 곤충기』로 하였다. 외국의 과학자 이름은 줄줄 외우면서 정작 우리나라 과학자들에 대해 잘 모르는 현실에서 선구자적 과학자를 재조명했다는 것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발품을 팔아 썼다. 땀내 나는 책에서 진한 여운이 남는 법이다. 간접 경험보다는 직접 경험에서 우러난 생생한 맛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 이후 어려웠던 우리나라의 상황이 곤충의 습성에 비유되어 군데군데 기술되어 있다. 이런 부분도 맛깔스런 양념 역할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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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정병모
출판사 : 다할미디어
2011-08-25 / 331쪽 / 20,000원
추천자 : 이주은(성신여대 교육대학원 교수) |
민화는 조선시대의 대중미술이다. 엄격한 장중함을 추구하는 궁중회화나 드높은 격조를 지향하는 사대부회화와는 달리 상상이 자유로우며 형태가 변화무쌍하다. 저자는 민화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자유로움을 꼽는다. 그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는데, 하나는 관례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는 신분의 자유로움에서 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래의 문화가 역사의 전면에 부각되는 18세기라고 하는 시대적 자유로움에서 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 예술적 자유는 근대문화의 흐름에 있어서 기억해 둘 만한 중요한 개념이라고 덧붙인다. 흥취와 해학은 민화를 윤택하게 하는 중요한 정서이다. 궁중회화가 교화를 목표로 하고 사대부회화가 아취를 추구한다면, 서민회화인 민화 속에는 희로애락의 감성이 노골적으로 담겨 있다. 한 마디로 민화는 규범적이거나 이념적이 아니라, 감성적이다. 감성으로 전달하고 받아들이기에 민화는 난해하지 않으며, 굳이 한시나 고사의 해석이 없다 하더라도 색채와 표정만 보아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거기에 소재가 품고 있는 상징성을 알게 되면 한결 흥미가 더해진다. 주로 민화는 건강하게 오래, 두려움은 모두 물리치고, 자자손손 부귀를 누릴 것을 기원하는 그림이기 때문에 세상살이에 긍정적이 되는 주술적인 효과도 있다. 이 책의 글쓰기는 민화만큼이나 쉽고 편안하게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으며, 그림 자료도 충실하다. 책거리, 문자도, 까치호랑이, 십장생도 등 소재별로 분류된 그림들을 마치 미술관을 관람하는 것처럼 저자의 스토리텔링 방식에 따라 감상해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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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석영중
출판사 : 예담
2011-08-12 / 312쪽 / 14,500원
추천자 : 이현우(한림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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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은 분자생물학과 함께 첨단과학이면서도 일반 대중의 관심과 밀접하게 연관된 분야이다. 따라서 뇌과학의 최신 성과들이 어떤 것이며 그것이 함축하는 의미는 무엇이고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지 짚어주는 뇌과학서들이 일종의 트렌드까지 이루면서 출간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다소 전문적인 내용을 포함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교양서로 분류된다. 그것은 뇌과학이 ‘21세기 교양’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뇌과학의 진전으로 우리는 사고나 감정을 표현할 때 ‘마음’이나 ‘정신’이란 말 대신에 호르몬이나 시냅스란 단어도 입에 올릴 수 있게 됐다.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같은 호르몬 이름은 미디어에도 자주 등장하면서 준일상어까지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뇌과학의 생경함이 다 가시는 것은 아니다. 마치 대뇌 스캔 사진이 우리의 사고와 감정과는 여전히 무관해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러시아문학자인 석영중 교수의 『뇌를 훔친 소설가』는 아직 강하게 남아 있는 그런 이질감이나 생경함을 덜어주고 뇌과학이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지 문학의 사례와 비교해서 보여주는 책이다. ‘문학이 공감을 주는 과학적 이유’라는 부제가 얼핏 문학적 감동의 뇌과학적 원리를 떠올리게 하지만 초점은 문학과 뇌과학(신경과학)의 만남이고 접점이다. 어디서 만나는가. 인간에 대한 이해와 의미 있는 삶의 탐색이라는 지점에서 만난다. 책은 흉내, 몰입, 기억, 변화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통해서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과 함께 그러한 조건하에서 ‘의미 있는 생존’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뇌과학과 문학, 어느 한 쪽만을 편독해 온 독자라면 보다 균형 잡힌 교양을 위해 길잡이로 삼을 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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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유경숙
출판사 : 멘토르
2011-08-25 / 427쪽 / 32,000원
추천자 : 손수호(국민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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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개 국 101개의 유러피언 페스티벌 속으로 안내하는 책’, ‘열정과 전통, 파격이 살아 숨쉬는 유럽 축제의 모든 것을 담은 책’. 홍보용이 아니라 내용에 걸맞은 슬로건이다. 유럽의 음악·연극·무용·오페라 등 무대 예술은 물론 보디페인팅, 서커스, 음식축제까지 망라한 국내서가 처음 나왔다. 일일이 축제의 현장을 찾은 저자의 근성이 놀랍다. 무엇이 그를 이런 고단한 여정으로 이끌었을까. 1999년 ‘난타’ 문화마케팅을 하며 공연기획자로 나선 저자는 우물 속에 머물고 있는 우리 공연계를 위해 긴 여행을 감행한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회사에 사표를 낸 뒤 2007년에 ‘공연따라 세계일주’, 2009년에는 ‘축제따라 세계일주’를 했다. 그 결과가 2008년의 『카니발 로드』와 이번에 나온 『유럽축제사전』이다. 책 내용은 현지를 답사한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유럽 가을 축제의 백미로 여겨지는 독일의 ‘옥토버 페스티벌’을 보자. “흔히들 맥주 축제로만 알지만 1811년 바이에른 지역의 풍년을 기원하며 시작된 역사를 반영하듯 4년에 한 번씩 농사 이벤트가 포함된다. … 행사가 펼쳐지는 14개의 텐트에 들어가려면 12월에 예약을 해야 한다. 이 행사에 등장하는 맥주는 보통 맥주보다 알코올 도수가 0.5∼1도 높다는 사실을 알고 정신 차리시길….” 오페라와 음악이 주가 되는 엑상프로방스 페스티벌 코너는 축제의 성격을 소개하고는 이런 팁이 뒤따른다. “니스나 리옹에서는 TGV를 타는 것이 좋지만, 마르세유에서는 TGV가 시간이 더 걸리고 돈도 더 드니 일반열차를 이용하시길∼.” 권말 부록으로 엮은 ‘유럽 축제 캘린더 2011’에는 200개 축제의 시간표가 들어 있다. 해외진출을 꿈꾸는 아티스트, 혹은 특별한 여행을 원하는 독자에게 부푼 희망의 지도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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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김해원 글, 조승연 그림
출판사 : 해와나무
2011-08-05 / 192쪽 / 13,000원
추천자 : 오은영(동시·동화작가), 서정숙(그림책 평론가) |
‘지나갔다’에는 늘 아쉬운 감정이 섞여 있다. 되돌릴 수 없고, 기억 너머로 잊혀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인 것 같다. 요즘 우리 문화유산을 바로 알기 위한 책들이 다양한 형태로 출간되고 있다. 아마도 잊혀질지 모르는 우리의 우수한 문화유산을 어린이들에게 기억시켜 주려는 의도일 것이다. 이 책은 지식 정보물로 한지에 관한 정보를 재미있는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생생한 이야기에 담고 있다. 3145년에 살던 유물 관리 요원으로 행동과 말이 느려 굼벵이라 불리는 고길동과 역사 전문 꼬마로봇 코어가 명령에 따라 미래에는 사라져버린 한지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여행을 한다. 송나라에서부터 몽골과 일본, 신라와 고려를 거쳐 조선 시대까지의 과거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종이의 역사와 종류 등에 대해 많은 지식을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천년을 이어져 내려온 전통 한지의 역사, 한지의 우수성, 전통적인 방법으로 한지를 만드는 곳이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현실, 그래도 여러 분야에서 창조적으로 계승·진화되는 오늘날 한지의 모습까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야기 사이사이에 재미있는 만화가 곁들여 있고, 다양한 사진과 한지를 이용한 창조적 작품들도 풍부하게 실려 있어서 어린이들이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자랑스러운 세계기록 유산을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그것은 천년이 가도 썩지 않는 한지가 조상들의 훌륭한 정신문화를 잘 기록하고 보존해 준 덕분이다. 이 책에 나오는 고길동이 전통 한지의 발자취를 따라가다가 전통 한지의 매력에 빠져든 것처럼 어린이들도 전통 한지의 매력을 깨달아 그 우수성을 발전· 보전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기 바란다.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갖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체성을 갖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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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간행물 윤리위원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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