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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의 읽을 만할 책 선정' 한국간행물 윤리위원회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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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윤리간행물위원회 선정

12월의 읽을 만한 책  


문 학
     고 야 1~4

    저/역자 : 훗타 요시에 / 김석희

    출판사 : 한길사

    2010-10-30 / 400쪽 / 25,000원

    추천자 : 정과리(연세대 국문과 교수)


 이 책은 스페인의 화가 고야(1746-1828)의 전기가 아니다. 이 책은 고야의 일생을 동선으로 따라가며 스페인의 정치적 격변과 그에 대한 예술가의 성찰과 느낌 그리고 반응의 의미를 다룬 책이다. 왜 고야인가? “시대의 증언자로서의 예술가라는 존재방식이 전적으로 성립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그는 “고야를 통해 현대사의 발단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고자 했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시대의 증언자’는 단순히 묘사자가 아니다. 그는 “전쟁의 비참함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비참한 현실이 ‘그 자신’으로 하여금 무엇을 느끼게 하고 무엇을 생각하게 했는지, 에스파냐인으로서, 애국자로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했는지를 동판에 새긴” 사람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이 책을 쓴 작가 홋타 요시에, 그 자신에게로 질문을 돌릴 수 있다. 그는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려 했을까? 그는 유럽문학을 전공한 지식 청년으로서 상하이에서 일본의 패망을 만났으며, 천황제로 대표되는 일본식 국가주의에 환멸을 느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일본 군국주의의 원천에 “국가 단위의 ‘현대’”를 창출한 고야 시대의 유럽이 있음을 깨닫는다. 작가는 자신에게 지적 세례를 주고 자기 나라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한 먼 나라의 정신이 바로 자기 나라의 뿌리일 수도 있다는 미묘한 아이러니에 접하였던 것이고, 그 과정을 객관적으로 추적하고 또한 성찰하려 했던 것이다. 그 점에서 이 책은 제 3세계인만이 할 수 있는 ‘유럽론’(번역자의 표현을 빌리자면)의 모범적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책은 1974년에서 77년 사이에 일본에서 출간되었다. 한국에는 1998년 처음 번역되었고, 이번에 개정판이 나왔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무척 낡은 책이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우리는 세계의 격변에 대해 그의 지척에서 세계와 같은 규모로 성찰하는 작품을 거의 만들지 못했다. 최인훈과 이청준의 몇몇 소설들, 그리고 지금은 독자의 기억에서 잊혀져가고 있으나 홍성원의 어떤 작품들이 그러했을 뿐이다. 게다가 우리는 그런 성찰을 한국 바깥을 대상으로 시도한 작품을 한 권도 갖고 있지 못하다. 이 책이 35년 전에 보여준 세계는 한국 작가들의 전인미답의 세계다. 이 낡은 책은 아직도 한국에 도래하지 않았다. 이 책을 소개하는 소이다.

 


역 사
      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

    저/역자 : J.M. 애도배시오 외/ 김승욱

    출판사 : 알마

    2010-10-28 / 343쪽 / 16,500원

    추천자 : 김덕기(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제목을 퀴즈처럼 제시한 이 책은 선사시대 여자의 역할을 복원한 책이다. 구석기시대라고 하면 모피를 걸친 남자 사냥꾼들이 창을 들고 거대한 매머드와 곰을 용감하게 공격하는 모습을 흔히 떠올린다. 이 풍경 속에서 여자들은 아이들을 껴안고 겁에 질린 얼굴로 바위 뒤에 숨어 있거나 아니면 그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여자들의 역할이라고 해봐야 멀리서 절박한 표정으로 곰을 바라보거나 도망치는 것뿐이다. 항상 자연사박물관의 축소모형을 보면, 선사시대 여자는 수동적으로 고기를 소비하거나 남자의 보호를 받는 모습으로만 묘사된다. 선사시대 여자는 본 책의 원제목처럼 ‘보이지 않는 성’이었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대부분의 고고학 유물들은 오랫동안 보존되는 물질인 돌과 뼈로 만들어진 것이다. 학자들은 주로 남자들이 돌과 뼈를 쪼개서 여러 가지 도구를 만들어 사용했을 것이라고 보았다. 반면 여자들이 썼을 것으로 간주된 물건들은 식물성(바구니, 노끈, 천)이었으므로 오래 보존되지 않았다. 따라서 주로 남성들이었던 고고학자들은 돌로 만든 도구와 무기들만을 발굴해서 선사시대가 남자들의 세상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은 아닐까? 선사시대 식물성 도구를 전공한 저자들은 실제로는 여자들이 만들어낸 ‘끈’이 돌을 사용한 기술보다 진보에 훨씬 더 심대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추운 지역에서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의류, 수로를 통한 장거리 여행을 가능하게 했던 뗏목 제작에 사용된 밧줄, 공동 사냥에 이용된 그물 등 온갖 종류의 중요한 물건들을 발명한 것은 여자라는 것이다. 엄마와 자식으로 이루어진 짝은 인간은 물론 모든 영장류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단위라는 점에서 언어의 발명도 여자일 것이며, 더 나아가 농업의 발명도 여자들이 했을 것이라는 추론을 실제 고고학 자료를 통해 전개한다. 여성이 인류의 등장과 진화에 남성보다 훨씬 중요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점에서, 이 책은 균형 잡힌 선사시대를 복원하고 있다.

 


철 학
      왜 도덕인가?

    저/역자 : 마이클 샌델 / 안진환, 이수경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

    2010-11-15 / 351쪽 / 16,000원

    추천자 : 김형철(연세대 철학과 교수)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정의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답변을 해야 한다. 정의로운 사회는 좋은 사회와 덕스러운 시민에 대한 개념 정립 없이도 가능한가? 물론 샌델은 도덕적 가치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고 정의로운 사회가 건설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샌델은 20세기 최고의 정치철학자로서 정의 문제 하나에만 평생 매달려온 롤즈를 비판하는 논문을 통해서 세상에 이름을 떨친 학자다. 선진사회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정의가 확립되어야 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도덕적 가치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 샌델은 경제, 사회, 교육, 종교, 정치의 다섯 분야에서 도덕적 가치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설파한다. 공공정책 집행자금을 가장 쉽게 마련하는 방안으로 각종 복권을 발행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정당한가? 소수집단에게 우대 정책을 펴는 것은 정당한가?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마감하는 존엄사는 허용되어야 하는가? 정치인이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거짓말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가? 동성애자는 이성애자와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하는가? 난치병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연구는 도덕적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가? 지구 온난화를 가져오는 온실가스 배출권을 매매하는 것은 정당한가? 샌델은 세 가지 주장을 확실하게 펼친다. 첫째, 정의로운 사회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가장 소중하거나 유일한 가치는 아니다. 모든 사회는 평등과 공동선에 대하여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둘째, 공정한 자원배분이 시장에서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 매매할 자원과 재능을 결여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셋째, 도덕적 가치에 대하여 무관심한 정치인은 정권을 담당할 자격도 없고, 기회도 갖지 못한다. 도덕적 가치에 대한 강조는 이상정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현실정치에서의 파워를 추구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 책에서 샌델은 풍부한 현실정치에서의 사례와 근거를 통해서 자신의 정치철학적 입장을 우리에게 펼쳐보인다.

 


정치/사회
      왜 학벌은 세습되는가?

    저/역자 : 대니얼 골든/이기대

    출판사 : 동아일보사

    2010-11-01 / 407쪽 / 13,000원

    추천자 : 강정인(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 책은 퓰리처상을 수상한 바 있는 저자가 미국의 명문대 입학이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와 특전을 대물림하는 제도로 종종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예리하게 파헤친 걸작이다. 저자는 전문적인 탐사보도의 형식으로 듀크대, 브라운대, 하버드대 등 미국의 명문대학들이 편법적인 특혜입학을 통해 주로 소수의 백인 특권계층의 자녀들을 입학시키고 있는 관행을 폭로하고 있다. 그러한 관행으로 거액기부자, 유명인사, 동문 및 교수 자녀들의 특혜입학 또는 기부입학제나 체육 특기생 제도를 통한 특혜입학을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관행의 결과 제2의 유대인이라 할 수 있는 우수한 아시아계에게 가장 엄격한 입학 기준이 적용되는 역차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처럼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입학사정관제를 개선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학 입시를 위한 사교육에 대한 거대한 지출을 통해 학벌이 세습되고 있는데 반해, 미국에서는 입시제도를 활용해서 학벌이 세습되는 듯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역시 최근에는 수시입학제도에서 외고 등 특목고 출신 학생들에 대한 우대가 관행화되어 입시제도 자체 역시 학벌의 대물림을 위한 통로로 활용되는 현상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최근 정부는 미국의 입학사정관제를 이상화하여 그 도입을 졸속으로 추진한 바 있는데, 이 책은 입학사정관제의 무분별한 도입에 대해 경종을 올리고 있다.

 


경제/경영
      끝나지 않은 추락

    저/역자 : 조지프 E. 스티글리츠/장경덕

    출판사 : 21세기 북스

    2010-10-20 / 583쪽 / 29,800원

    추천자 : 박원암(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2008년에 세계 경제는 75년 전 시작된 대공황 이후 최대의 위기라고 하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고 그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비록 초기의 주식시장 붕괴와 신용위기에서 벗어나 세계경제가 다시 플러스 성장하고 있지만 수많은 실업자를 구제하기에는 매우 미흡하다.
황당하고 놀라운 위기를 맞아 그 원인에 대해 수많은 저작이 있었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월 스트리트에 대한 글로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었던 그린스펀을 비롯한 정책담당자들의 오판과 미국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다루는 글까지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다분히 주관적이고 편향되어 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룰만한 충분한 식견을 갖추지 못한 저자들에 의해서 쓰여 졌기 때문에 부족한 측면이 많았다.
이런 가운데 노벨경제학자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가 주류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깊고 넓은 통찰력으로 위기의 원인과 영향 및 향후 과제를 다룬 책이 출간되었다. 원제는 『자유낙하 : 미국, 자유시장 및 세계경제의 추락』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끝나지 않은 추락』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그는 이번 위기는 교과서적인 사례이고 그를 포함한 몇몇 관찰자들에 의해 예측된 위기였다고 강조한다. 다만 그린스펀을 비롯한 부시 행정부 정책 담당자들의 잘못된 대응이 미국경제를 위기로 몰아갔다고 공격한다. 잘못된 정책의 핵심은 시장경제에 대한 맹신에서 비롯된 금융 규제완화이다. 그는 이 책에서 신고전파 경제학을 신랄하게 공격하며 시장과 정부에 대해 균형된 시각을 가지는 케인스 경제학을 지지한다. 아울러 이번 위기로 정책과 사상도 변화되어야 한다고 촉구한다. 정통 경제학자의 비판에 귀 기울이기 바란다.

 


과 학
      그레고리 코크란 외

    저/역자 : 그레고리 코크란 외/ 김명주

    출판사 : 글항아리

    2010-10-22 / 334쪽 / ,000원

    추천자 : 정경애(과학동아 경영기획실장)


 
1만 5천 년 전에 늑대에서 가축화된 개는 치와와와 그레이트 데인처럼 형태와 크기가 다양하다. 이러한 개는 사람의 목소리와 몸짓을 잘 읽어낸다. 물론 늑대는 그렇지 못하다. 저자는 개들이 지난 200년 동안 상당한 변화를 겪었으며 이러한 개의 진화가 문명의 테두리에서 일어난 사실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지난 1만 년만 놓고 보면 인류의 진화가 지난 600만년 평균보다 약 100배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문화를 발달시킨 덕분에 진화의 원동력인 자연선택의 압력에서 벗어났으며 그 때문에 인류에게 더 이상 의미 있는 진화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진화생물학자들의 생각과는 사뭇 다른 논의다.
인류학자인 저자는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유전 역사학’이란 방법론을 사용한다. 인류의 자연선택에 영향을 미친 역사적 요인들, 그 중에서도 유리한 대립 유전자의 생성과 확산에 관련된 요인을 등장시킨다. 자연선택이 어떻게 농경 발생을 가능케 했는지, 농경 생활이 인간의 유전자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이야기 한다. 1만 년 전에 시작한 농경생활이 문화적 폭발과 함께 진화의 폭발을 일으켰으며 이러한 지리적 팽창과 문화적 혁신이 새로운 자연 선택의 압력으로 작용해 과거는 물론 지금도 진화는 현재진행형임을 주장한다. 생물학과 문화의 공진화로 표현되는 이것은 가속되는 현대 과학기술문명도 인간 유전자에 자연 선택의 압력으로 역할 할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한다. 책장을 덮으며 인류의 문명이 인류를 어떻게 진화시킬지 상상해보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예 술
      사진의 극과 극

    저/역자 : 최현주

    출판사 : 학고재

    2010-10-20 / 323쪽 / 18,000원

    추천자 : 이주은(성신여대 교육대학원 교수)


 한 장의 사진은 만남의 자리이다. 그 만남의 자리에서는 여러 의미들이 제각각 어우러진다. 사진은 순간적일지라도 우리 삶에서 그것의 의미는 순간적인 것이 아니다. 순간의 사실과 정보는 저절로 의미를 이루지 못한다. 그래서 사진은 닻을 내리지 못한 채 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상태일 때가 많다. 의미란 순간을 다른 것과 연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그러니까 주어진 사진에 하나의 낱말만 단서로 던져주어도 우리는 그것에 과거와 현재를 덧붙이고, 기억과 경험을 동원하여 마침내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친절하게도 하나의 낱말이 아닌, 한 쌍의 두 낱말들을 던져준다. 그가 선별한 낱말들은 언뜻 평이한듯하면서도 속속들이 재치가 있다. ‘성과 속’, ‘정글과 동물원’, ‘들여다보기와 내다보기’ 등이 목차구성의 예이다. 낱말끼리 직접 연결해보면 의심할 바 없이 전후 낱말이 서로 대립을 이루는 쌍이지만, 사진을 사이에 두고 연상해보면 결코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기묘한 방식으로 깨닫게 된다. 낱말들의 극과 극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은 사진이다. 즉 사진적인 생각이 중간에 끼어들기 때문에 낱말은 새로운 방식으로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카피라이터답게 저자는 낱말과 사진을 머릿속에서 자유자재로 연결하여 상상을 전개시키고 줄거리로 펼쳐낼 줄 안다. 이 책을 통해 사진과 낱말이 어우러지는 풍성한 만남의 자리에 초대될 것이다.

 


교 양
      전을 범하다

    저/역자 : 이정원

    출판사 : 웅진지식하우스

    2010-11-01 / 285쪽 / 12,000원

    추천자 : 탁석산(철학자)


 ‘서늘하고 매혹적인 우리 고전 다시 읽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제목에 충실하다. 요즘 바람이 일기 시작한 우리 고전 다시 읽기라는 것도 맞고 내용이 서늘하고 매혹적인 것도 맞다. 고전을 읽어내는 깊이가 그 시대의 인문학적 깊이의 척도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은 꽤 괜찮은 책이다. 「장화홍련전」에서 우리는 무엇을 읽어낼 수 있을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장화와 홍련은 불쌍하지만 원귀는 공포스러운 대상이 되고 마는 까닭은 이처럼 은폐가 암암리에 공모되는 까닭과 맞닿아 있다.” 무엇이 은폐되고 누가 공모를 한다는 걸까? 이에 대한 답을 통해 저자는 고전을 다시 읽어내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예리하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시대 문제에 근본적인 고찰이 있고 인간 속성에 대한 통찰이 있다. 저자는 고전소설의 특징 중 하나인 권선징악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하고자 한다, 학교에서 이렇게 가르치는데 이런 식의 접근은 고전에 도사린 예리한 현실 비판을 묻어버리고자 하는 기제에서 비롯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따라서 권선징악이라는 허울을 벗어 던지고 있는 그대로를 보자고 한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의 현실에서 재해석되고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받지 못한다면 그냥 ‘옛날’ 소설이 될 뿐이다.

 


실 용
      달달한 인생


    저/역자 : 김정후

    출판사 : 동녘

    2010-11-05 / 303쪽 / 15,000원

    추천자 : 손수호(국민일보 논설위원)


 유럽의 건축에 담긴 역사와 문화, 사회상을 깊이 있게 서술하고 있다.

 


아 동
      아빠 몰래 할머니 몰래

    저/역자 : 김인자 글, 심수근 그림

    출판사 : 글로연

    2010-10-17 / 40쪽 / 12,000원

    추천자 : 오은영, 서정숙(동시 동화작가, 그림책 편론가)

 어린이 책을 만들거나 선정할 때 종종 빠지기 쉬운 유혹 중 하나가 교훈성이다. 독자가 어리다고 책의 계몽성을 지나치게 앞세우다보면 재미없는 책이 되기 십상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그림책은 교훈과 재미를 비교적 잘 버무린 그림책이다. 우선 표지는 아이들의 흥미를 끌 만하다. 깜깜한 밤을 배경으로 플래시를 든 채 뭔가 궁리하듯 눈동자를 굴리며 서 있는 아이, 복면 쓴 얼굴을 기초로 디자인한 ‘몰래’라는 글씨가 담겨 있는 표지를 보면, 아이가 밤중에 아빠와 할머니 몰래 뭔가 일을 꾸미는 이야기 같아 호기심이 생긴다. 이어지는 본 텍스트에서는 마치 탐정 이야기를 하듯 긴장감을 자아내며 재미를 더해간다. 어느 날부터 폐지만 보면 차에 잔뜩 싣는 아빠, 밤 10시만 되면 밖으로 나갔다가 12시가 되어서야 귀가하는 아빠, 한편 불만스럽기도 하고 한편 궁금하기도 한 민지는 이런 아빠의 뒤를 밟는다. 그러나 민지가 아빠 ‘몰래’ 차에 탔다가 들킨 이후부터는 이야기가 재미 모드에서 감동과 교훈 모드로 바뀐다. 아빠는 그 동안 폐지 모으는 어느 할머니 댁에 자신이 모은 폐지를 밤마다 그 할머니 ‘몰래’ 가져다 놓았던 것이고, 그렇게 한 이유는 어린 시절, 폐품을 팔아 용돈을 주시던 자신의 할머니를 부끄럽게 여겼던 데 대한 속죄의 마음 때문이었다. 이 부분에서 어린 독자들이 아빠의 이야기, 아빠의 마음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약간 의문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할머니를 돕는 방법을 제안하는 등 아빠의 선행에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민지의 모습에 아이들은 공감할 것이며, 할머니가 이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누룽지 사탕을 문에 매달아 둔 장면 또한 아이들에게 감동을 줄 것이다. 평소 아이들의 관심 너머에 있는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읽어주기에 좋은 그림책이다.

 

출처: 한국간행물 윤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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