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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윤리간행물위원회 선정
11월의 읽을 만한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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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조지 오웰 / 이한중
출판사 : 한겨레 출판사
2010-09-15 / 478쪽 / 18,000원
추천자 : 정과리(연세대 국문과 교수) |
『동물농장』과 『1984년』의 작가 조지 오웰은 실천적 지식인의 전형이다. 실천적 지식인이란 누구인가? 자신이 가진 지적·언어적 능력 및 기능을 세계의 갱신을 위해 싸우고 있는 자신의 삶에 최대한도로 밀착시키는 사람이다. “1936년부터 내가 쓴 심각한 작품은 어느 한 줄이든 직간접적으로 전체주의에 ‘맞서고’ 내가 아는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지하는’ 것들이다”(「나는 왜 쓰는가」)와 같은 구절이 그대로 가리키듯 그에게 삶과 글은 결코 나누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이어지는 문단에서 “지난 10년을 통틀어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일이었다”라는 구절까지 읽으면 우리는 고통의 누적으로서의 삶 전체를 덩어리째로 글의 마술에 의해 ‘사는 기쁨’으로 만들고자 고투하는 작가의 절절한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직접적인 언명이 그의 글쓰기를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실제의 글쓰기에 의해서만 그것은 증명될 수 있으며, 그 점에서 오웰의 에세이는 더할 나위 없는 물증이다. 통상적인 에세이가 세계에 대한 솔직한 느낌과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세계와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있다면 오웰의 에세이는 그대로 산 체험이다. 그리고 매순간 세계와 씨름하는 가운데 현장에서 솟아나는 생각들을 싸움의 기운을 그대로 담아 뿜어낸다. 체험의 매순간이 금언 하나씩을 분만하는데, 게다가 그 생각들은 단일하지 않고, 정치와 문학과 언어와 인생에 대한 무궁무진한 통찰들을 담고 있는 것이다. 그의 에세이에서 매우 입체적인 조형미와 탄력을 느끼게 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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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김호동
출판사 : 돌베개
2010-08-20 / 271쪽 / 12,000원
추천자 : 김덕기(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
오늘날 가장 일반화된 용어는 ‘세계’라는 말일 것이다. 그야말로 지구상에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들이 시차 없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전개되는 시대에, 본 책은 ‘몽골제국’을 중심으로 ‘세계’, ‘세계사’의 형성과 전개과정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문명(권)’을 단위로 한 세계사의 전개과정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모델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전파론’으로 정치적·경제적·문화적으로 먼저 고도의 수준에 도달한 하나의 지역이 주변의 다른 지역에 영향을 미치면서 역사를 변화시켜 나간다고 보는 관점이다. 또 하나의 모델은 ‘진화론’으로 각각의 사회와 문화가 독자적인 요인들에 의해서 형성·발전해 나간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인류의 역사는 실제 두 가지 유형의 합성형으로 이해해야 하며, 이는 각 지역·문명이 독자적인 역사발전의 내재적 계기를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외부와도 단절되지 않고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발전해왔다는 시각에서, 이를 제3의 모델로 ‘교류발전형’이라고 하였다. 저자는 이러한 자신의 시각에서 먼저 기존의 다분히 낭만적인 실크로드 이해에서 벗어나, 유목제국에 의한 구대륙의 통합이라는 관점에서 실크로드와 유목제국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시하였고, 이러한 관점의 연장선상에서 유목국가 몽골제국이 이룩한 세계사의 탄생을 설명하고 있다. ‘대중적’과 ‘학술적’, ‘개별 국가’와 ‘문명권’, ‘하나의 문명’과 ‘문명의 통합’, ‘유목민’과 ‘농경민’, ‘전파론’과 ‘진화론’. 이러한 두 개의 요소들은 흔히 대립되며, 두 요소를 모두 충족시켜 이해하고 설명한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필자가 ‘교류발전형’이라는 새 모델을 제시했듯이, 이 책에서는 동시에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대되는 두 개의 요소들을 성공적으로 결합시켜 제시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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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토머스 캐스카트 외 / 김우열
출판사 : 럭스미디어
2010-09-30 / 272쪽 / 13,000원
추천자 : 김형철(연세대 철학과 교수) |
철학의 기본적 구성은 인간과 우주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한다. 존재하는 모든 것의 의미를 묻는 것은 형이상학적 질문이다. 삶의 의미가 파악되지 않으면 우리는 살 수가 없다. 인간은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데 있어서 앞뒤가 맞는 논리에 기초해야 한다. 인간을 설득하는 데는 감성적 요소가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말이 성립되어야 한다. 자기모순에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것을 따지는 것이 논리학이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소크라테스의 질문은 삶의 근본적 방향에 대한 심오한 물음이다. 자신의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가치에 옳고 그름에 대한 논의는 윤리학의 영역이다. 인간은 대상세계에 대한 진리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일까? 이성을 통하여 근본적 진리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인간은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우리는 결국 모든 자신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대적 능력의 한계를 안고 갈 수 밖에 없는 존재인가? 경험을 통하지 않고도 진리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있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변은 인식론의 영역에 속한다. 이상 철학의 기본 4가지 영역에 대한 논의를 저자들은 개그, 유머, 위트의 방식을 빌어서 진행한다. 철학은 그저 딱딱하고 골치 아프고 이해할 수 없는 논의만을 전개하는 학문으로 오인하는 경우들이 있다. 일반인들의 철학에 대한 무지라고만 말하기에는 전문 철학자들의 잘못도 크다. 철학은 추상적 개념을 다루는 학문이다.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근본적 해결책을 강구하다 보면 추상적 개념을 도구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보라는 달을 보지는 않고 손가락만 보는 일은 이제 그만 두어야 한다. 도구로 사용되는 추상적 개념에 대한 이해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철학적으로 바라보는 일이다. 신은 존재하는가? 신은 어떤 존재인가? 종교철학적 문제이다. 그 말이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가? 언어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도구인가? 언어철학의 문제이다. 공정한 사회는 무엇인가? 정의로운 분배는 어떤 것인가? 이 문제들은 정치철학적 문제다. 철학은 무엇을 하는 것인가? 철학의 철학을 묻는 메타철학의 문제들이다. 이렇게 다양한 문제들을 저자들은 개그라는 장르를 통해서 철학적 분석을 하고 있다. 이는 대단히 재미있는 발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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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변혜정 외
출판사 : 동녘
2010-09-03 / 371쪽 / 13,000원
추천자 : 강정인(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이 책은 ‘10대와 어른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섹슈얼리티를 매개로 전개되는 맥락들―예를 들어, 10대의 외모중심주의(성형), 임신, 티켓다방, 성매매 등―을 살피면서, 10대 여성들과 소통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일반 매체에서는, 좀더 정직하게 말해 우리 어른들은, 이러한 맥락을 ’문제(비행)‘라는 관점에서 접근하지만, 이 책은 ’그들이 서 있는 위치에서 그들과 만나라‘는 ’문화‘적 접근을 강조한다. 이 점에서 충격적이고 신선하다. 새터민, 이주 노동자, 외국인 배우자, 성적 소수자 등에 대한 적극적인 포용과 이해를 강조하는 다문화주의 논의가 우리사회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10대는 다문화주의적 관점이 아니라 일탈과 비행 및 탈선의 시선으로 이해되는 것이 다반사다. 그들이 우리와 동일한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지만 아직 미성숙한 청소년이라는 가정 위에서 우리 어른들은 그들이 우리를 이해해야 하고, 당연히 우리는 그들을 이해하고 있다고 강변한다. 이 과정에서 이해부족에 대한 책임은, ’권력자‘인 기성세대가 아니라 ’무력한‘ 10대에게 전가된다. 애초부터 우리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에 대한 다문화주의적 감수성의 확장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세계화·정보화 흐름 속에서 풍요와 빈곤이 모순적으로 교차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우리와 전적으로 다른 경험을 통해 성장한 우리의 신세대에게도 다문화주의와 비슷한 시각에서 진솔하고 개방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 책은 일깨워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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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이충현
출판사 : 시아
2010-10-15 / 278쪽 / 13,500원
추천자 : 박원암(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
’그리노믹스’? 책 제목만 봐서는 환경문제를 경제학으로 풀어보려는 서적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통업체 내 그린경영의 실상과 비전을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 이충현은 국내 굴지의 유통업체인 홈플러스에서 친환경에너지팀 실무를 맡고 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실무자로서 그린경영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기에는 능력부족이었다고 자평하고 있으나 오히려 실무자가 아니면 느끼기 어려운 세계적 유통업체들의 급속한 그린경영 추세와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그린경영 선도기업의 노력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있다. 따라서 멀리 앞날을 내다보고 새롭게 기업을 경영하려 하거나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유익하고 시사하는 바가 많은 책이다. 경제발전으로 자원이 부족해지면서 자원 가격이 상승하고 각종 공해로 기후가 변화하면서 소비자들의 웰빙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이 책을 읽으면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여 소비자들을 직접 상대하는 유통기업에서 그린경영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그린경영을 하게 되면 비용이 상승하게 된다는 것인데, 저자는 영국의 그린경영 선도기업 막스앤스펜서와 세계 1위의 유통업체 월마트 등의 비용 중립적 그린경영 사례들을 자세히 소개한다. 유통업체의 그린경영은 상품에서부터 시작한다. 아울러 그린마케팅과 소비자 캠페인으로 그린경영이 성과를 내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고객을 감동시키려면 매장부터 친환경적으로 건설해야 하며, 매장은 물론 소비자의 폐기물까지 친환경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탄소배출과 직접 연관되는 물류 경쟁력 제고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저자는 친환경 상품이라면 소비자들이 우선적으로 구매할 것이라는 환상을 버려야 그린경영이 성공할 수 있다고 당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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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수딥타 바단 퀘렌 / 권혁정
출판사 : 나무처럼
2010-09-30 / 212쪽 / 10,000원
추천자 : 정경애(과학동아 경영기획실장) |
2010 생물 다양성의 해’를 기념해 최근에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던 제인 구달의 삶을 액자 소설처럼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이 책의 저자는 여섯 살 때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의 프로그램에서 야생의 침팬지들과 자연스럽게 앉아있는 제인의 모습에 매료된 뒤 제인의 발자취를 따라가겠다고 맹세한 제인의 팬이다. 어려서부터 침팬지 인형을 가까이 하며 유난히 동물을 좋아했던 제인은 ‘닥터 둘리틀 이야기’, ‘타잔’을 읽으면서 아프리카를 동경하며 살다가 20대 초반 드디어 아프리카 곰베 국립공원에 꿈같은 인생의 첫발을 내딛는다. 침팬지처럼 걷고, 먹고, 사람에게 하듯이 침팬지에 이름을 붙여주면서 제인은 어느 덧 자연의 일부가 돼 버린다. 인위적이고 조작된 환경이 아닌 자연그대로인 곳에서 도구를 사용해 ‘흰개미 낚시’를 하는 침팬지, 모성애 짙은 침팬지를 관찰해 세상에 알린 제인은 침팬지 동물원의 환경을 좀 더 낫게 만드는 것을 넘어 전 세계를 다니며 야생동물의 보존과 사회공동체의 역할을 강연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일생을 걸어 온 제인의 삶을 보면 다른 사람의 이목보다 자신만의 보람과 성취감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게 된다. 책에 등장하는 어머니 반느와 제인을 곰베 공원에서 연구하도록 끝까지 지원해준 루이스 리키 박사, 그리고 동지였던 두 남편 이야기도 제인의 삶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축이다. 책은 제인 구달이 아프리카에서 느낀 희망과 좌절을 밀도 있게 그렸다기보다는 제인 구달의 삶을 객관적으로 스케치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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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술 |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1 (선사ㆍ삼국ㆍ발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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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유홍준
출판사 : 놀와
2010-09-15 / 411쪽 / 28,000원
추천자 : 이주은(성신여대 교육대학원 교수) |
역사(history)의 어원은 이스토리아(historia)인데, ‘이야기’를 뜻한다. 이야기란 사건들을 단순하게 나열하는 작업이 아니라, 어떤 주관적인 기준과 틀을 가지고 각종 정보들을 정리하여 의미를 만드는 작업을 말한다. 구슬이 아무리 많아도 꿰어야 보배이듯, 훌륭한 정보를 아무리 많이 수집하고 있어도 엮어서 이야기로 만들지 않으면 안타깝게도 그것들은 머릿속을 빙빙 겉도는 개별 정보로만 남아있기 쉽다.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왔던 한국미술사는 최대한의 객관성을 살리고자 진정한 이야기로서의 역사라기보다는 연대기적인 기술에 가까웠다. 누군가는 하나의 굵직한 줄기를 찾아내어 이야기로 만들어 주었으면 하고 바라던 차에, 시기적절하게도 마침 그런 요구를 만족시켜주는 책이 나왔다. 사실 이 책의 시작은 19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저자는 학교 밖에서 ‘젊은이를 위한 한국미술사’라는 공개강좌를 열었었는데, 그때 어느 학생의 노트에나 기록되어 있었을 알찬 강의의 내용이 장장 30년 가까이 흐른 뒤에야 공개된 출판물로 나온 셈이다.『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통해 이미 우리의 옛 유적들을 일화적인 서술 방식으로 접근하여 미술사 분야의 대중화 바람을 일으킨 저자가 쓴 책이라 문체에 대해서라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책 안에 수록된 사진만 넘겨보아도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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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노엘 보탐 / 권혁
출판사 : 돋을새김
2010-10-11 / 285쪽 / 10,000원
추천자 : 탁석산(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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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을 그저 재미로 읽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아 보인다. 시간도 없고 돈도 충분하지 않으니 꼭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책만 읽게 되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해도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낄낄거리면서 책을 읽어도 좋지 않을까. 책에서 무엇인가를 얻어야만 마음이 뿌듯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제목에 아주 충실하다. 정말 쓸모없는 지식들을 모았다. 특히 명사들의 별의별 말들이 재미있는데, 몇 가지 사례를 보자. 뉴욕시의 운전면허시험 객관적 문제 중에는 ‘어떤 장소에 설치된 주차 금지 표지는 무슨 뜻인가?’라는 문제도 있으며, 한 스포츠 해설가는 ‘이상하게도, 슬로우 모션으로 다시 돌려보면 공이 공중에 더 오래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고 하며,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는 ‘내가 인터넷을 발명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게다가 전 프랑스 대통령 샤를 드 골은 ‘중국은 많은 중국인이 살고 있는 커다란 나라입니다.’고 말했다고 하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물론 다른 것들도 많이 있다. ‘1687년 이전에 만들어진 시계에는 시침만 있었다.’든가 ‘부족 시대의 사람들은 쓸모없는 구성원을 없애고 싶을 때, 그들을 죽이는 대신 집을 불태워 떠나도록 강요했다. 이런 풍습으로부터 to get fired(해고당하다)라는 표현이 생겼다.’고 한다. 정말 쓸모없어 보인다. 하지만 읽으면 유쾌해진다. 그리고 또 이런 지식들이 실제로 유용할지 누가 알겠는가. 사람이 사는 데 언제나 쓸모 있는 지식만 필요한 것은 아니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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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지현곤
출판사 : 생각의 나무
2010-09-01 / 254쪽 / 12,800원
추천자 : 손수호(국민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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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마을은 너른 품을 가졌다.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전통이 알려주었다. 일탈이 있으면 나무라되 내치지 않았다. 마을에는 몸이 불편하거나, 생각이 약한 사람도 함께 살았다. 그들 역시 구석으로 내몰지 않았다. 마을의 허드렛일을 해치움으로써 당당한 구성원이 됐다. 『달달한 인생』(생각의 나무)을 쓴 지현곤 씨는 우리 시대의 마이너리티다. 도시는 그를 밀어냈다. 척추결핵의 후유증으로 골방에서 엎드려 생활한다. 학교라고는 초등학교 1학년이 전부다. 한글도 독학으로 배웠다. 그러나 그는 신체장애를 이기고 카툰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데 성공했다. 독학으로 익힌 카툰은 대전국제만화영상전 대상(1994), 국제서울만화전 대상(1995)을 받았고 2008년에는 뉴욕 아트게이트 갤러리 초대전을 열었다. 중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이 책은 장애인 카투니스트의 작가론이자 작품론이다. 그는 평화에 관심이 많다. 작품 ‘탱크와 포신에 빨래 너는 아낙 2’를 이렇게 설명한다. “어제 포탄을 날려대던 포신이라도 길게 뻗어있다면 아낙의 빨래는 햇살 아래 뽀송뽀송 말라간다.” ‘노아의 방주’ 연작에서는 반달 두 개로 빛을 만들어 내는 노아를 그린다. 그의 삶도 경이롭다. 인파 속으로 다이빙하는 작품 ‘나’처럼 세상 속에 뛰어들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그는 기도하는 신앙인이다. 자생적 그리스도 신자인 그는 아침에 30분, 저녁에 1시간씩 기도한다. 골방에서 중얼거리듯이 기도한다. 책 제목 ‘달달한 인생’은 달을 좋아하는 저자의 마음이다. ‘달달하다’는 ‘달콤하다’는 영남방언이기도 하다. 그의 삶이 달달한 시간으로 이어지길 염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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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한윤섭 글, 김진화 그림
출판사 : 문학동네
2010-10-08 / 215쪽 / 9,800원
추천자 : 오은영, 서정숙(동시 동화작가, 그림책 편론가) |
이 책은 분단문제를 다룬 책이다. 어린이 책에서 분단문제는 꼭 다뤄줘야 하지만 쉽게 다루기 어려운 소재이다. 잘못하면 ‘통일을 해야 한다’라는 상투적이고 교훈적 결말로 끝나기 쉬운 탓이다. 이 책은 그 위험성을 피하려고 남한과 북한의 두 소년을 제 3국인 프랑스에서 만나게 한다. 프랑스에서는 둘 다 외국인이므로 평등한 관계에서 우정을 나누고, 각자의 모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봉주는 아빠 회사 일로 프랑스 파리에 살다가 ‘뚜르’ 지방으로 이사한다. 그리고 새 집 책상에서 한글로 쓴 ‘사랑하는 나의 조국, 사랑하는 나의 가족’, ‘살아야 한다’라는 낙서를 발견한다. 봉주는 ‘조국’, ‘살아야 한다.’는 표현과 그 집에 40년 동안 한국 사람이 산 적이 없다는 주인 할아버지의 말에 무슨 비밀이 있을 것만 같은 소년다운 호기심을 느낀다. 봉주는 그 비밀을 캐나가면서 자기도 모르게 우리의 비극인 분단문제의 한가운데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지금은 국제화 시대이다. 우리 어린이가 언제 어디서든지 북한 어린이를 만날 수 있고, 우정을 나눌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현실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사상과 이념 문제는 쏙 빼고 다만 그런 현실에 마주하게 된 두 소년의 상황만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남ㆍ북한 분단은 어른들만의 문제가 아닌 내 문제라는 것을 어린이들에게 이야기해 주고 있다. 미래의 한반도 주인으로서 분단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까? 이 책을 읽은 어린이라면 한 번 쯤 생각해 보게 하는 의미 있는 책이라 여겨졌다. 더불어 다 읽을 때까지 긴장을 풀지 않도록 추리소설 형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간 점도 돋보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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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간행물 윤리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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