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윤리 간행물 위원 회에서는 전국민 책읽기 운동의 일환으로 매달 10종씩 이달의 읽을만한 책을 선정 발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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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윤리간행물위원회 선정
4월의 읽을 만한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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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박완서 외
출판사 : 현대문학
2010-02-19 / 286쪽 / 12000원
추천자 : 신경숙(작가) |
현대문학 55주년 기념 소설집이다. 박완서, 이동하, 윤후명, 양귀자, 최수철, 김인숙, 박성원, 조경란의 자전 단편이 실려 있다. 자전이라는 말이 붙어 있는 작품들은 무언지 비밀스럽게 만나는 기분이 든다. 여기에 수록된 작품들이 풍기는 무늬들을 그동안 이 작가들이 써낸 작품들과 비교해가며 읽는 즐거움도 있을 것이다. 한 세대에 그치지 않고 박완서에서부터 조경란 까지를 아우르고 있어서 다채롭다.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 아버지에 대한 회상과 함께 펼쳐지는 박완서의 자전이나 전쟁 통에 홀로 떨어져 피난 가는 소년 이동하의 모습에서는 우리 역사가 만들어낸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아들의 입장에서 쓰여진 윤후명, 사람 속에 섞이지 못하고 자신 속으로만 파고드는 여자의 내면을 고백 투로 펼쳐낸 김채원, 누구보다 뛰어난 예술가의 자질을 펼쳐보지 못하고 투신해버린 오빠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낸 양귀자를 비롯한 최수철, 박성원, 조경란, 김인숙의 자전 속에서는 작가로서의 그들의 삶만 보이는 게 아니다. 자연스럽게 그 작가의 삶속에 비쳐지는 우리 역사와 지금의 현실이 보인다. 조심스럽게 써 내려간 이 작가들의 자전소설들을 읽다보면 아픈 역사가 가족사와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고통과 상처가 작품 속에서 단련되는지를, 상실과 절망 허무와 고독이라는 삶의 무게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앞으로 나아가는지 그 진경들을 목도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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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임상혁
출판사 : 너머북스
2010-02-19 / 264쪽 / 15000원
추천자 : 이덕일(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
우리는 흔히 조선을 법치(法治)가 아닌 인치(人治) 사회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조선은 현대 사회 못지 않은 법치사회였다. 그렇기 때문에 노비를 둘러싼 ‘노비송(奴婢訟)’과 묘지를 둘러싼 ‘산송(山訟)’이 그리도 많았던 것이다. 지금도 명문가에는 수백 명의 노비를 자손에게 분배하는 상속문서들이 전해져 온다. 이 책은 안동의 명문 학봉 김성일 종택에서 소장한 수많은 고문서 사이에 있던 판결문서가 핵심 모티브가 되었다. 조선시대의 송사는 매우 합리적이고 정교하다는 점에서 역동적이다. 현대의 법정 못지않게 원고와 피고가 의견을 충분히 개진하고 절차 또한 심급제를 통해 오결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재판의 공정성이 의심될 경우 다른 곳에서 재판을 진행할 수 있게 한 ‘관할과 상피’ 제도도 있었다. 법관의 자의가 개재할 여지를 최대한 줄인 것이다. 저자는 노비제가 조선시대의 신분제, 나아가 사회의 얼개를 규명하는 핵심 관건이라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계에서 노비에 대한 연구는 극히 소략하다. 저자는 “신분이라는 것이 지극히 법률적인 개념인데도 노비의 법적 성격에 대해 거의 외면한 채 진행된 것은 따져 볼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소송에서도 소송능력이 양반이나 상민과 구별 없이 인정되어, 자신의 소송을 수행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상전의 소송을 대송하는 등 소송대리권도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 ‘로마의 노예가 자신의 소송은 물론 타인의 소송조차 수행할 수 없었던 것에 비추어 보면, 노비의 성격을 달리 볼 여지는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물론 중국과도 달랐던 조선의 노비소송을 들여다보면 조선의 시스템이 보이는 듯하다. 이 책은 노비 소송을 통해서 바라본 조선 사회의 생생한 속살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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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최훈
출판사 : 뿌리와이파리
2010-02-26 / 312쪽 / 12000원
추천자 : 김형철(연세대 철학과 교수) |
인간을 오늘 날의 문명 수준으로 올려 준 원동력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것에 대하여 끊임없이 비판적으로 사고하는데 기초한다. 비판적 사고의 출발은 현상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것이다. “왜 그럴까?”의 호기심은 철학자들이 사물과 사태에 대한 근본적 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던져지는 질문이다. 동시에 현실에 반하는 가정에 기초한 질문은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관을 펼쳐준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은 끊임없이 새로워질 수 있다. “미래는 결정되어 있을까?” “나는 왜 나일까?” “생명은 정말 소중할까?” “국가는 꼭 필요할까?” 철학자들이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삶의 근원적 조건에 대한 탐구에서 비롯된다. 갑자기 비가 내린다. 식당에 온 사람 중에 어떤 이가 다른 사람의 우산을 허락도 없이 가져가려고 한다. 주인이 그 사람에게 우산을 놓고 가라고 한다. 그랬더니 그사람은 오히려 “왜 당신이 참견이냐” 큰소리 친다. 우리는 얌체 족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이 있다. “만약 당신이 피해자라면 어떻게 할래?” 이 질문에 대해서 “나는 우산의 원 주인이 아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은 올바른 대답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인간은 사고실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존재이니까. 대단히 흥미로운 사고실험 질문들이 우리의 눈길을 끄는 까닭은 철학적 지혜가 갖고 있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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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
윤리적 소비 - 세상을 바꾸는 착한거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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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박지희, 김유진
출판사 : 메디치미디어
2010-02-25 / 244쪽 / 11000원
추천자 : 강정인(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자본주의는 인간을 경제적 동물로 만들었다. 단순히 경제영역에서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이제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동하고, 또 이러한 처신이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심지어는 가장 친밀한 인간관계인 가족마저 금전적 이해관계에 의해 파탄이 나고, 인간의 윤리성을 고양시켜야 하는 신성한 종교영역 역시 황금만능주의에 의해 휘둘리고 있으며, 교육 역시 자신의 사회 계급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한 도구로 변질된 지 오래다. 물론 우리의 일상도 예외가 아니다. 자급자족적인 농업문명 시대와 달리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상의 거의 모든 활동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여 활용하는 소비행위를 수반한다. 그런데 소비활동의 중요 요소인 구매 과정은 전형적인 경제활동으로서 ‘현명한’ 소비자로서 활동할 것을 요구한다. 다시 말해 상품이나 서비스의 제조나 제공 과정을 살펴보지 않고,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용을 얻기 위해 구입하는 행위는 합리적인 소비자의 최고 덕목으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이 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찬양받는 ‘합리적’ 소비의 ‘비윤리성’을 고발하고, 대신 ‘윤리적’ 소비를 주장한다. 우리의 소비활동을 생태계 보존, 동물의 복지, 노동자와 제1차 생산자의 복지, 그리고 (여행과 같은 문화적 소비의 경우) 현지인들의 복지 등과 연관시켜 윤리적으로 사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윤리적 소비의 증대가 사회적 기업의 증가와 성장에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아마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를 실현하고자 한다면, 그 운동은 기업보다는 ‘소비자-시민들’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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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MyNewsJapan/JPNews
출판사 : 창해
2010-03-10 / 288쪽 / 15800원
추천자 : 이준구(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
한때 세계 최고의 자동차회사로 칭송의 대상이 되었던 토요타 자동차가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자기네들이 만든 자동차에 결함이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해 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토요타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워낙 품질경영으로 이름 높은 회사였기 때문에 최근의 사태가 불운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면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 해에 1천억 엔 이상의 광고비를 쓰는 토요타이기에 언론도 이 회사에 대해 자유롭게 기사를 쓸 수 없다. 토요타에 조금이라도 불리한 기사는 광고비 수입 감소를 우려하는 언론이 알아서 싣지 않는 태도를 취해 왔다. 따라서 무슨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철저하게 은폐되어 온 실정이다. 안으로 문제가 계속 쌓여가는데도 그대로 묻어두려는 태도로 일관하니 고쳐질 리 없다. 지금 토요타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이런 안이한 태도가 초래한 자작극이다. 이 책을 쓴 사람들은 토요타 자동차의 성능이 좋다는 이미지가 허구에 불과함을 지적한다. 그러나 사실은 자동차 판내대수와 리콜대수가 거의 똑같을 정도로 결함이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2004년에서 2006년의 기간 동안 512만 대를 팔고 511만대를 리콜해 결함률 99.9%를 기록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람을 소중하게 키운다는 기업이 과로사한 사람에게 산재 처리조차 해주지 않는 매정함을 보이고 있다. 토요타의 사례는 기업의 덩치가 통제불능의 수준까지 커지는 공룡화의 현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 토요타의 교훈을 새겨들어야 할 기업이 많을지 모른다. 그 점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아주 평이한 문체로 서술되어 있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이 갖는 또 하나의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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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김병호
출판사 : 글항아리
2010-02-23 / 285쪽 / 22000원
추천자 : 최영주(포항공대 수학과 교수) |
“문학과 과학은 같은 곳에서 출발한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며 그 호기심을 밀로 나가는 힘은 상상력이다. 다만 표현하는 논리와 방법이 다를 뿐이다.” 분문 중 “질량이 뭐야, 아빠” 라는 질문에서 시작하는 이 책은 물리를 전공한 시인의 관점으로 물리학에서 필요한 근본이론을 설명하고자 노력한 책이다. 저자는 시인이 생각하는 삶의 관점에서, 고민 많은 청소년의 경험의 관점에서, 우리의 주변 일상생활에서 어려운 물리학의 개념을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때로는 철학적으로 때로는 현실적인 예를 들어 설명의 지루함을 피하게 한다. “모든 물질은 파동이다”라는 것을 설명할 때, “그렇다! 그렇다면 선생님들이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하는 야간자습시간에 순간 몸을 파동으로 바꿔 소리도 형체도 없이 교실에서 빠져 나갈 수 있다! 줄리엣은 로미오를 자신의 방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긴 머리카락을 사용해 머리카락이 뜯겨나가는 고통을 감내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은 우리 주변에서 잘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풀어 준다. 이 책은 과학이 우리 생활과 함께 우리 상상과 함께 함을 실감하게 해준다. 물리학을 배울 때 내가 이렇게 생각했더라면 더욱더 흥미 있고 재미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며 더 나아가 수학자인 내가 수학을 설명함에 있어 다시 한 번 대중들과 친숙해지려는 노력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중간 중간 삽입된 흥미로운 그림과 사진을 보고 독자들은 물리학도였던 시인의 상상력을 함께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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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김동규, 정혜진
출판사 : 생각을담는집
2010-02-19 / 348쪽 / 18500원
추천자 : 김춘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역대로 예술의 소재가 되었던 가장 중요한 대상은 뭐니뭐니해도 자연과 인간이다. 인간으로서 헤아릴 수 없는 우주의 운용을 자연으로부터 배우기 위해 우리는 무진 애를 쓰고 산다. 과학의 이름으로 허약한 인간계를 향상시켜 보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성장의 진도와 밀도가 다 다른 인간들 사이에는 만났다 하면 갈등이 있게 마련이고, 우리가 바라는 행복은 늘 저만치 밀려나 아무리 따라가도 잡을 수 없는 것이 인간계의 이치이다.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의 자궁에서 떨어지는 순간부터 영원한 애정결핍에 걸려있는 인류는 어떻게 하든 사랑의 언저리에 거하고자 아름다운 노래와 극을 만들어 왔다. 그것을 보는 순간 만큼은 사랑의 따뜻한 군불을 쬘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라지기 마련인 사랑의 아픔도 아름답게 그려준다. 오페라는 아직 영화가 등장하기 이전 그래서 가장 화려한 오락과 예술의 영화를 누릴 수 있었다. 오페라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작품 열다섯편이, 마치 그 인물들이 옆에서 내게 말을 거는 것처럼, 쓰여진 책이 나왔다.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곡을 불러 인기를 한몸에 안고 있는 성악가 김동규씨가 자신의 입담대로 이야기하듯이 책을 엮어 아주 재미있다. 오페라의 부대설명으로 우리를 지루하게 만들지 않고, 극 속에 들어가 함께 움직이는 것처럼 상황과 인물의 상태를 알려주면서 노래로 이어지는 곳에는 어김없이 그 시와 노랫말이 고스란히 생생한 번역으로 전달되고 있다. 여태가지의 오페라 이야기책은 오페라에 대한 설명과 주요 아리아 등을 알려주는 것이 주였지만 이 책은 그것보다 독자를 극 속에 빠지도록 한다. 어떤 대목에서는 아예 독자가 그 인물이 된 양, 착각까지 하게하는 대목이 잇다. 오페라를 먼 발치에서 보는 것도 아름답지만 그 안에서 함께 노는 것은 더욱 즐겁다. 오페라도 결국은 우리들의 사는 이야기다. “그대는 아시나요, 사랑이 무엇인지? 내 마음에 품은 이것이 사랑이라면, 그것이 다가온 이루의 모든 것을 설명해 드리지요” 어느 아름다운 사람이 곁에 와서 이렇게 읊어준다면 누가 행복하지 않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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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랠프에니더/정영목
출판사 : 재인
2010-03-02 / 201쪽 / 12000원
추천자 : 이한우(조선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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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프 네이더, 우리에게는 미국의 대표적인 소비자운동의 선구자 정도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가 자신의 성장과정에서 레바논계 부모님으로 받은 교훈을 아주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네이더는 당당하게 말한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둘 다 거의 백 년을 살았다. 우리는 아주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의 풍부한 경험에 바탕을 둔 통찰과 지혜의 도움을 받았다.” 어머니는 늘 네이더 형제들에게 듣기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말을 많이 할수록 할 말은 줄어들어. 반대로 많이 들을수록 네가 하는 말은 더 지혜로워지지.” 아버지는 통념을 거스르며 회의적으로 질문하는 법을 일깨워주었다. 자연스럽게 네이더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경청할줄 알고 생각을 더 많이 하며 예리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청년으로 성장했다 . 네이더는 성장과정에서 자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선 소리가 있었다. 새소리, 바람소리, 소나 개구리가 우는 소리...그리고 나무가 있었고 밭이 있었고 숲이 있었다. 강과 호수도 있었고 무엇보다 별이 있었다. “나에게 별은 공상, 소망, 경이의 대상이었다.” “별이 일으키는 감정 때문에 마음이 들뜨곤 했다.” 네이더는 소도시 마을공동체의 역할도 컸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는 거의 잃어버린 마을공동체. 거기서 그는 인격을 함양했고 도덕을 익혔다고 한다. 이 책이 한 개인의 회고로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를 향한 강한 울림을 갖는 것도 이런 언급 때문이 아닐까. 그는 이런 식으로 경청의 전통, 가족식탁의 전통, 자녀평등의 전통, 독립적 사고의 전통, 애국의 전통, 시민생활의 전통 등 부모와 자연 그리고 공동체로부터 익힌 17개의 자랑스러운 덕목을 마치 곁에서 이야기하듯 들려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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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김효정
출판사 : 일리
2010-02-28 / 312쪽 / 13000원
추천자 : 손수호(국민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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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쓴 김효정은 프로다. 그것도 빡세게 일하는 영화 프로듀서다. 1999년부터 영화판에서 굴렀다고 하니, 경력 10년을 넘긴 중견이다. 김성수 감독의 ‘무사’, 송해성 감독의 ‘역도산’, 유하 감독의 ‘결혼은, 미친 짓이다’ 등이 그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 리스트다. 그러나 그녀가 구른 것은 영화판만이 나니었다. 사막의 모래밭을 굴렀다. 세상에서 가장 추운 고비(중국), 가장 건조한 아타카마(칠레), 가장 뜨거운 사하라(이집트), 가장 바람이 세게 부는 남극 대륙을 달렸다. 이 네 곳의 사막 레이스를 완주한 사람을 그랜드 슬래머라고 한다. 여성으로서는 아시아 최초, 세계에서는 세번째란다. 나는 이 그랜드 슬래머를 줄여 ‘글래머’라고 부르고 싶다.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이야기다. 그녀는 왜 떠났을까. 뭐, 맺힌 것이 있어 보이진 않았다. 현실과 미래에 대한 자신감과 불안이 교차했지만 균형감각을 유지했다. 기록과의 싸움도 아닌 듯 했다. 그녀는 죽음의 레이스라고 불리는 사하라를 모로코와 이집트 쪽에서 두 번이나 다녀왔으니까. 책 속에 해답이 있었다. 도전과 탐험. 그녀는 현실에 안주하는 자신에게 싸움을 걸었다. 대학 때부터 무전여행을 즐겼고 영화사에서는 촬영지 헌팅을 즐겼다. 몸도 좋았다. 키 165센티에 몸무게 52킬로그램이지만 낙타보다 튼튼하고 미끈한 다리를 가졌다. 그녀의 발은 지구상의 모든 흙과 모래와 풀밭을 사랑했다. 그러니 떠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책은 더욱 매력적이다. 페이지마다 필자의 땀이 뚝뚝 떨어져 있는 것 같다. 서너 페이지에 한장 꼴로 들어있는 사진만 봐도 느낌이 확 온다. 저자는 사막을 기록하면서 어릴 적부터 연모하던 ‘어린 왕자’를 찾아냈다. 그것은 스스로를 정직하게 응시하는 자신감, 그리고 동행이 아름답다는 삶의 가치다. 김효정은 7년동안 사막을 다섯 번 주파하면서 흔들리는 청춘도 돌파해 나갔다. 후기를 보니 근래에 ‘꿈꾸는 오아시스’라는 영화사를 차린 모양이다. 남극의 고래 꼬리가 그녀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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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자 : 모디캐이저스타인 / 신형건
출판사 : 푸른책들
2010-03-30 / 25쪽 / 11000원
추천자 : 서정수, 이금이(그림책 평론가, 아동문학가) |
최근 메타픽션 형식의 그림책이 늘고 있다. 메타픽션이란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 속 허구의 세계와 이야기 밖 실제 세계의 관련성에 의문을 품도록 하는 글쓰기 양식으로, 보통의 그림책에는 허구가 완성된 상태로 담기지만, 메타픽션 그림책에는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담기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도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담겨있다. 주인공 여자 아이는 다른 식구들은 모두 각자의 이야기를 갖고 있는데 자기만 이야기가 없다면서 이야기를 찾으러 다닌다. 이 과정에서 여자 아이는 우리에게 친숙한 옛이야기의 등장인물과 모티브를 만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추리 소설이나 역사 소설, 과학 소설 등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여자 아이는 이것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 종류가 아니라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창의적으로 쓰겠다고 한다. 책을 내려다보는 독자의 시점을 취한 그림과, 등장인물들이 독자 쪽을 바라보며 독자를 의식해서 한 말, “얼굴처럼 보이는 저 빵빵한 덩어리는 뭐죠?”(여자 아이의 말), “저게 바로 독자란다”(거위의 말)는 그림책 속의 세계와 그림책 밖 세계의 경계를 허무는 동시에 독자의 존재를 이야기 안으로 분명하게 끌어들인다. 어린이들은 이 그림책을 보면서 작가와 독자의 관계에 대해서 인식하게 되고, 이야기란 또는 그림책이란 ‘누군가가 일련의 과정을 통해 만드는 것’이고, 나도 주인공 여자 아이처럼 작가가 되어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겠다, 만들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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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간행물 윤리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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