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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월의 읽을 만한 책'선정-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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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9.0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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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위원장 민병욱)는 2009년도 ‘2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착한가족』등 분야별 도서 10종을 선정 · 발표했다.
● 2월의 읽을 만한 책 ○ 착한가족 ○ 추천월 : 2009년 02월 ○ 저/역자 : 서하진 ○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서하진의 『착한가족』안엔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제목을 보면 선량한 가족들의 이야기인줄 알겠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사회의 최소 단위라고 볼 수 있는 가족구성원들에게 치밀한 렌즈를 갖다 댄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착하다기 보다는 마지막 보루처럼 착해야 한다는 사명을 띠고 어떻게든 타인과 소통을 이루어보려고 하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매 상황들이 매우 드라마적이다. 암에 걸린 엄마(슬픔이 자라면 무엇이 될까), 바람피우는 아빠(아빠의 사생활), 병에 걸린 한의사(모두들 어디로 가고 있을까) 등이 등장하는데 일상이 아니라 무대를 위해 탄생한 것 같은 이 상황들을 작가는 우리가 어디서나 마주칠 수 있는 익숙하고 평범한 일상과 세밀하게 겹쳐 놓는 통에 읽는 이에게 우리가 살아가는 매 시간이 사실은 덫임을 상기시키는 소설들이다. 이 상황들이 병폐로 흐르는 걸 막으며 사회성을 갖게 하는데 이 소설들의 미덕이 있다. 가족은 사회의 최소단위이기도 하다. 가족은 혈연으로 묶여져 있지만 또 그 안에서 사회가 이루어진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묶여진 공동체들이 한 울타리 안에서 각자 안간힘을 쓰며 자신들의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해 내려고 부단히 애를 쓰고 있는 것 같은 소설 속 인물들은 묘하게도 평정이나 소통을 이루어낸다기 보다 오히려 단독자로서의 고독을 느끼게 하며 무대를 위해 마련된 듯한 설정이 숨을 죽이며 가라앉는다. 그래서일까. 인간적이기 보다는 자기 역할에 충실해 건조해 보이기조차 한 인물들은 역설적이게도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하루 일과를 마치고 넥타이를 풀 때나, 행복이기도 하고 고통이기도 한 엄마로서의 역할을 마치고 거울 앞에서 화장을 지울 때나 만나게 되는 우리들의 맨 얼굴과 조우하게 된다. - 추천자 : 신경숙(작가)○ 말랑하고 쫀득한 세계사 이야기(1-3) ○ 추천월 : 2009년 02월 ○ 저/역자 : W.버나드 칼슨 외/남경태 ○ 출판사 : 푸른숲 대개 통사는 두 가지 방향으로 씌어진다. 시대별 기술이거나 주제별 기술이다. 그간 가장 많이 씌어진 통사는 정치적 사건을 시대순으로 나열하는 것이었다. 근래 들어 주제별로 바라본 통사들이 나오고 있는데, 시대와 주제를 결합하면 색깔 있는 통사가 나올 수 있지만 쓰기가 그리 쉽지 않다. 시대별로 전체를 조망하면서도 해당 주제에 해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이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한 드문 세계사인데 원제는 “TECHNOLOGY IN WORLD HISTORY”로서 “과학기술로 보는 세계사”라는 뜻이다. “말랑하고 쫀득한 세계사 이야기”란 제목으로 둔갑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한번 잡으면 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빠져든다는 암시일 것이다. 인류역사를 지배한 것이 정치 같지만 인류역사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온 것은 과학기술이다. 어찌 보면 정치는 기술의 발전을 권력으로 시스템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나온 이 책은 “기술은 경제적·물질적 필요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마음속에 품은 사회적·정신적 열망을 실현하기 위해서 개발된다”는 생각을 토대로 서술되었다. 기술의 경제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요소까지 고려해 서술되었다는 뜻이다. 그렇게 이 책은 “사람들이 과학 기술을 이용하여 어떤 식으로 사회를 만들어 나갔는지 그 과정을 탐구한다.” 또한 이런 기술들을 서로 유통시킨 ‘길’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다. 한 지역의 역사가 그 지역에 국한되는 분절적 서술이 아니라 기술의 유통 과정을 읽다보면 자연히 세계사적 시야를 갖게 되는 특징도 있다. 그래서 인류를 발전시킨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덧 세계사에 대한 지식까지 풍부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손색이 없다. - 추천자 : 이덕일(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 자크 라캉 세미나 11권-정신분석의 네 가지 근본 원리 ○ 추천월 : 2009년 02월 ○ 저/역자 : 자크-알랭 밀레 편/ 맹정현 외 ○ 출판사 : 새물결 무의식의 발견은 현대 인문학에 대하여 신대륙의 발견과 같다. 정신분석은 인문학의 아메리카 합중국이 되었다. 무의식의 대륙은 인문학의 다양한 혈통, 전통, 언어, 상품과 재화가 뒤섞이는 거대 시장으로 발전했다. 인문학의 근대와 탈근대는 무의식의 이론이 창조적 융합의 용광로로 거듭나는 시점에서 가장 명확하게 식별된다. 그것은 정신분석이 철학에 버금가는 분석의 능력과 종합의 역할을 획득하는 시점과 일치한다. 정신분석에 이런 위상변화를 가져온 거인이 자크 라캉이다. 그는 정신분석을 인문학 전체의 미래를 향도할 만한 전위 학문으로 재탄생시켰다. 라캉의 언어 속에서 재탄생하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그 극적인 재탄생 과정을 가장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는 책이 이번에 번역된 『자크 라캉 세미나 11권: 정신분석의 네 가지 근본개념』이다. 국제정신분석학회(IPA)에서 파문을 당한 1963년 라캉은 이론적 홀로서기의 길로 나아갔고 구조주의자로 평가되던 자신의 과거와도 과감하게 결별했다. 이 책의 부제가 암시하는 것처럼 이런 새 출발은 정신분석의 원천과 토대에 대한 재검토 작업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는 드디어 이런 위대한 변신과 도약의 드라마를 잘 다듬어진 우리말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라캉 정신분석의 보물 상자를 누구라도 쉽게 열 수 있는 가슴 벅찬 순간이 왔다. 난해한 라캉의 문장을 자연스럽고 명료한 우리말로 옮겨놓은 번역자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라캉은 이 세미나를 전쟁터의 기지를 구축하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다. 이번의 책과 번역자들의 후속작업은 국내 정신분석 연구와 대중화에 수없는 승리와 진전을 가져올 항구적 기지의 초석이 될 것이다. - 추천자 : 김상환(서울대 철학과 교수)
○ 이성의 위기 ○ 추천월 : 2009년 02월 ○ 저/역자 : 앨 고어/안종설 ○ 출판사 : 중앙북스 낙선 후 활발한 활동을 하고 더 빛이 나는 사람. 2000년 대선에서 더 많은 유권자의 표를 얻고도 선거인단제도라는 기이한 제도에 의해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석패를 해야 했던 앨 고어 前미국 부통령이 그러한 사람이다. 그는 낙선 후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작업 등에 매진해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 그가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부시의 퇴임에 맞춰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고한 『이성의 위기』라는 중요한 저서를 출간했다. 그는 미국역사상 처음으로 시민들이 영장도 없이 가택수색과 체포를 당하는 등 지난 8년간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이 책의 매력은 이를 단순히 부시의 잘못으로 치부하지 않고 보다 근본적인 위기로 진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민주주의란 이성의 힘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하는 것인데 이같은 전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의회가 있고, 사법부가 있고, 견제와 균형의 장치들이 있고 언론의 자유가 있었지만 그 어느 것도 작동하지 못한 채 부시의 ‘공포의 정치’를 방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현재 미국, 나아가 현대 민주주의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일반인들이 알 수 있는 평이한 글로 설득력 있게 분석한 뒤 이성의 힘을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구할 수 있는 처방과 실천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필독서이다. - 추천자 : 손호철(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19금 경제학 ○ 추천월 : 2009년 02월 ○ 저/역자 : 조준현 ○ 출판사 : 인물과사상사 ‘경제학’이란 말을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렵기만 하고 별 쓸모도 없는 학문이라는 생각을 한다. 경제학자인 나도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고 반론을 펴기는 힘들다. 경제학에 그런 측면이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최소한 경제학자들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보면 그런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중과의 소통은 안중에도 없고 자기네들 사이에서만 통하는 언어를 즐겨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볼 때 『19금 경제학』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경제학이 일상의 행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학문이라는 말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는 경제학 따위는 던져 버리고 세상을 바로 보는 눈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감이 가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이론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현실의 사례를 풍부하게 인용해 세상과 경제를 보는 눈을 깨우쳐 주려는 저자의 시도가 매우 신선해 보인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재미있게 술술 읽힌다는 점이다. 경제학에 대해 어떤 두려움 같은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힘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과도한 기대를 거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이 책 한 권을 읽고 경제학의 모든 것을 알게 되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생각할 거리를 얻게 된다는 점에 만족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요즈음 서점에 가보면 무수하게 많은 경제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온 것을 보게 된다. 그 중에는 보석같이 좋은 책도 있지만, “왜 이런 책이 나왔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 많다. 하여튼 이런 책들의 홍수 속에서 읽을 만한 책을 골라 읽기는 더욱 어려워진 현실이다. 평범하게 보이는 이 책이 과연 독자들 눈에 띌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추천자 : 이준구(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 대한민국은 도덕적인가 ○ 추천월 : 2009년 2월 ○ 저/역자 : 김광기 외 ○ 출판사 : 동아시아 이 책은 한국사회의 도덕성에 관한 사회학자들의 글 모음이다. 선악의 판별과 직결된 도덕성 논쟁은 전통적으로 철학이나 문학과 같은 인문학의 소관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런데 가치중립성을 강조해 온 사회학이 현 시점에서 왜 굳이 도덕 담론에 가담하고자 하는가? 막스 베버나 에밀 뒤르켕과 같은 학자들로부터 미루어 알 수 있듯, 많은 초창기 사회학자들이 사회 도덕성에 관한 연구에 천착해 왔으며, 그러한 지적 전통은 안팎의 여러 도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면면히 이어져 왔다. 그러나 국내 학자들에 의한 사회학적 도덕론의 제기는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을 만큼 속악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기인한 것으로 본다. 아홉 명의 저자들은 다양한 방식과 예증을 통해 현대 한국사회의 도덕적 위기를 진단한다. 어떤 이들은 공정 경쟁을 보장하는 사회규범의 오작동이나 사회적 신뢰의 상실에서, 다른 이들은 모순적 규범들 간의 탈구나 시민의식의 부재에서, 또 다른 이들은 부도덕을 강요하는 시장 제일주의나 왜곡된 과학주의에서 그 원천을 탐색한다. 이렇듯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소 다르기는 하나, 한국사회의 도덕성을 논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어느 학문보다 현실과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사회적 당면 과제들에 관해 고민하며 개선을 도모하려는 사회학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표층적 독해로는 사회적 비도덕성을 질타하는 듯해도, 현대적 비도덕성은 개인이나 사회 어느 한 쪽으로 전가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한 현상이라는 심층적 이해에 이를 수 있다면 출간 목적에 근접한 높은 독해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평할 수 있을 것 같다. -추천자 : 김문조(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 서른셋, 지구의 끝으로 가다 ○ 추천월 : 2009년 02월 ○ 저/역자 : 고경남 ○ 출판사 : 북센스 그리운 걸 그리운 만큼 그립다고 적고 싶은 저자의 마음을 담은 책이다. 그리운 대상은 바로 남극. 남극이란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쿵 내려앉을 만큼 그립다고 한 저자는 서울에서 17,240km나 떨어진 남극세종기지에서 1년을 보낸 의사다. 지겨운 일상의 탈출구를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남극은 이름만으로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누구나 갈 수 없는 곳이 남극이다. 독자들은 남극세종기지 월동대를 “남극마을 개구쟁이 스머프”로 표현한 저자의 눈을 통해 세종기지의 일상을 엿볼 수 있고 사람들의 손발을 꽁꽁 묶어버리는 강력한 눈폭풍인 블리자드가 남극에선 얼마나 큰 공포임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좋으나 싫으나 같이 살아갈 수밖에 없다며 투덜대듯 이야기하는 남극 생명들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는 남극을 향한 깊은 애정이 담겨있다. 사나운 성격의 남극도둑갈매기, 지구를 가로질러 4만km 이상을 비행해 남극으로 오는 북극제비갈매기, 남극잔디로 불리는 남극좀새풀, 빙하의 침식작용에서 살아남은 외로운 돌산 누나탁, 눈망울이 매력적인 웨델해표, 자식을 향한 무한 사랑을 베푸는 펭귄을 사진과 함께 보는 일은 책을 읽는 즐거움이다. 하지만 이 책이 전하는 최고의 선물은 수천 년의 시간을 담은 얼음의 거대한 흐름인 빙하, 햇빛을 받으면 푸르게 빛나는 빙벽, 펭귄의 놀이터인 유빙을 바로 눈앞에 펼쳐진 듯 안내한다는 점이다. 더불어 저자는 누구나 탈출을 꿈꾸지만 어느 곳에 있든 깨어있지 않으면 일상에 떠밀려 흘러갈 뿐이라며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하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라고. 책장을 덮으며 푸른 빙벽의 거대함과 마주치는 자신의 가슴 속에서 울리는 목소리를 들어보길 기대해본다 - 추천자 : 장경애(과학동아 편집장)
○ 베토벤 바이러스 ○ 추천월 : 2009년 02월 ○ 저/역자 : 서희태 ○ 출판사 : MBC프로덕션 한국 최초의 클래식드라마 라는 <베토벤 바이러스> 열풍이 지나갔다. 그러나 그 덕에 클래식 음악과 음악계가 대중의 관심을 더 받게 되어 적지 않게 즐거워하고 있다. 여러 차원의 음악 강좌가 활성화되고, 재미있는 해설이 있는 음악회도 지속적으로 청중을 끌어들이고 있다. 한국 사회에 미치는 드라마의 위력을 새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드라마 속 인물, 강마애(김명민 분)에게 뒤에서 직접 지휘를 가르친 예술 감독 서희태가 클래식음악 입문서를 내놓았다. 어느 전문가의 책보다도 <베토벤 바이러스>의 영향력이 컸던 만큼 이 책을 보면 아마 이미 드라마를 통해 학습된 여러 가지 지식이 좀더 심화되고 흥미로워질 것이라 생각한다. 책의 제일 첫 장에 나오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제작 촬영기는 그 자체로 드라마 뒷이야기의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출연했던 카메오들의 이야기도 역시 재미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이 책이 주는 장점은 드라마의 중요한 장면과 연결되어 있던 베토벤의 명곡들을 그러한 연상 작용 없이도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많이 받았던 질문들에 대한 답도 성실히 담고 있어 음악에 대한 이해도 돕고 있다. 사랑과 행복을 전할 수 있는 음악전도사가 되고 싶다는 서희태의 꿈도 드라마와 이 책을 통해 이루어진 듯하다. 그는 베토벤 바이러스를 행복 바이러스로 전달하고 싶어 한다. 고 2때 저자가 만났던 클래식 음악이 그의 인생을 바꾼 것처럼 그는 드라마를 도우면서 만났던 많은 인연과 음악에 얽힌 에피소드를 통해 다시 자신의 음악사랑도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의 삶이 얽히게 된 『베토벤 바이러스』는 확실히 여러분도 행복하게 만드는 인생의 드라마를 선사할 것이다. - 추천자 : 김춘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십이지 이야기 ○ 추천월 : 2009년 02월 ○ 저/역자 : 모로하시 데쓰지/최수빈 ○ 출판사 : 바오 쥐띠, 소띠, 호랑이띠... 주로 연초에 무슨무슨년(年)이라고 하면서 잠시 떠들썩했다가 다시 연말쯤이면 무슨무슨년이 가고 하면서 들어보는 게 아마도 전부일 것이다. 십이지(十二支). 사실 일상생활을 하는데 그 정도면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농경사회도 아니고 21세기 첨단 대한민국에서 띠 따지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다. 십이지는 무궁무진한 동양의 정신세계로 들어가는 하나의 실마리에 불과하다. 특히 일본의 저명한 한학자 모로하시 선생이 대담형식을 통해 풀어낸 십이지의 흥미진진한 세계를 접하고 보면 더욱 그렇다. 거기에는 고대 중국과 일본의 사상과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당연히 그 중에는 우리 한국의 사상과 역사도 들어 있을 텐데 모로하시가 일본인인지라 그 부분은 빠져 있다. 단, 이런 이야기. 일본에서는 달에서 옥토끼가 떡을 만들기 위해 방아를 찧는다고 믿었는데 중국에서는 약을 만들기 위해 그랬다고 믿었다. 우리는 일본에 가까웠던 셈이다. 어쩌면 우리의 이야기가 일본으로 흘러들어간 때문인지 모른다. 참으로 박식한 모로하시 선생은 십간(十干) 십이지(十二支)와 음양오행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풀어내고 이어 각 띠별로 동양의 각종 고전에 담긴 전설과 우화까지 동원해 그 장단점을 구수하게 풀어낸다. 쥐라고 해서 다 나쁜 것도 아니고 소라고 해서 다 좋은 것도 아니다. 실은 그것이 동양의 지혜다. 서양식으로 보면 모호하겠지만 동양식으로 보면 결코 모호하지 않다. 잘되고 못되고는 자기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바로 이런 이야기를 우리의 필자가 썼더라면 내용이 훨씬 더 풍부해졌을 텐데 하는 것이었다. - 추천자 : 이한우(조선일보 기자)
○ 하늘의 법칙에 도전한 북학 사상가 홍대용 ○ 추천월 : 2009년 02월 ○ 저/역자 : 고진숙 글, 김창희 그림 ○ 출판사 : 아이세움 홍대용은 영조 때인 1731년 노론의 명문가에서 태어나 명분과 의리를 중시하는 성리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성리학을 공부하는 유생들이 과학 기술을 하찮게 여기는 데 실망하여 직접 백성들에게 도움이 되는 실용 학문을 공부하기로 마음먹는다. 홍대용의 신분과 당시의 사회 분위기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과학이나 기술은 중인 이하의 사람만이 관심을 두는 천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홍대용은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 우리나라 최초로 개인 천문대를 만들어 직접 만든 관측기구로 하늘을 관측했다. 또 기하학을 바탕으로 우주를 천문학적으로 이해하려 한 조선 최초의 과학자였다. 홍대용은 하늘과 별을 관찰하여 ‘하늘은 무한하고, 지구는 둥글며, 스스로 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조선 천문학의 새로운 장이 열린 것이다. 홍대용은 무한하고 평등한 하늘의 법칙을 백성들의 생활에 이롭게 쓰고자 노력했고, 역학과 수학 등을 활용하여 백성들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돕고자 했다. 홍대용은 베이징 여행에서 청나라의 발전된 문물을 접한 뒤 아무리 오랑캐의 학문이라고 해도 백성에게 이롭다면 배워야 한다며, 청나라의 학문을 들여와 배울 것을 주장했다. 드디어 홍대용에게 학문을 배운 정조가 왕이 되었고, 정조는 개혁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박제가, 유득공, 이덕무 등 서얼이라는 신분에 막혀 기량을 발휘할 기회가 없던 젊은이들에게 백성을 위해 일할 기회가 열린 것이다. 하지만 정조가 의문의 죽음을 맞으면서 조선의 변화는 막을 내리게 된다. 홍대용 또한 변변한 제자 없이 세상을 떠나 그 학문을 잇지 못하고 조선의 천문학은 답보 상태에 처한다. 그러나 역사는 홍대용을 잊지 않았다. 2005년, 국제천문연맹 산하 소행성 센터에서 화성과 목성 사이를 돌고 있는 소행성을 발견하자 그 이름을 ‘홍대용’이라고 붙였다. 조선의 천문 과학을 당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홍대용의 업적을 현대 천문 과학자들은 주목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늘의 별들이 무한하고 평등한 것처럼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고 평등하기를 바랬던 홍대용. 홍대용의 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푸른 꿈’이라고 하겠다. 홍대용과 북학파에 관해 더 알고 싶은 이는 『책만 보는 바보』(보림)를 함께 읽어도 좋겠다. - 추천자 : 엄혜숙(아동도서연구가), 이상교(이동문학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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