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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월의 읽을 만한 책’ 선정 -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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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8.1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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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은 노래한다
○ 추천월 : 2008년 11월
○ 저/역자 : 김연수
○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밤은 노래한다』를 읽는 일은 처절한 일이다. 역사 속에 파묻혀 있는 1930년대의 민생단 사건의 비극과 대면하는 일이기도 하니까. 그런데 이 비극은 작가의 아름답고 세련된 문체를 타고 오늘날 이 현재로 거침없이 역류해온다. 민생단 사건이 무엇인지 모르는 세대들에게 『밤은 노래한다』는 교과서 역할을 하기도 할 것이다. 김연수라는 작가가 있다는 것은 독자들에겐 매우 복된 일이다. 그의 어떤 작품을 읽든지 특히 장편일수록 작가가 얼마나 많은 자료와 싸움을 벌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는 농담으로도 가벼움으로도 유희로도 가지 않는다. 그는 우리가 잊고 있는 시대의 어두운 창고 속으로 들어가 눈을 부릅뜨고 역사속의 인간을 읽어낸다. 그리하여 『밤은 노래한다』같은 작품이 탄생하고 독자들은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좋은 세상을 만들어보겠다는 같은 꿈을 꾸었던 이들이 서로를 죽이며 미쳐가게 한 건 무엇이었을까. 지금 이야기가 아니어도 이 지독한 질문은 현재를 살고 있는 이들을 긴장시킨다. 각자의 가혹한 운명들 때문에 책을 읽어내는 속도 또한 멈출 수 없는 것도『밤은 노래한다』가 지닌 힘이다. 현대작품 중 1930년대의 북간도의 실상을 촬영기사처럼 언어로 찍어서 보여준 작품도 없었을 것이다. 70여 년 전의 일이 방금 전에 일어난 일처럼 여겨진다. 눈앞에 밟히듯이 그려낸 네 명의 남자와 한 여자의 청춘을 좌절시키면서 작가는 읽는 이에게 이런 질문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 현재가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건의 비통함을 딛고 서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 추천자 : 신경숙(작가)
○ 이순신을 찾아 떠난 여행
○ 추천월 : 2008년 11월
○ 저/역자 : 이진이
○ 출판사 : 책과함꼐
이순신에 관한 책은 많이 나와 있고, 필자도 노산 이은상의 『성웅 이순신(1969년판)』을 필두로 여러 권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관한 책은 계속 나오고 있고, 그때마다 또 손길이 가게 된다. 그만큼 그는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는 사람이다. 우리 역사에서 이순신은 피해갈 수 없는 바위처럼 우뚝한데 과거 군사 정권의 의도에 의해 과장된 인물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갖고 접근하지만 그런 의도를 뛰어넘는 콘텐츠를 확인하고 매료되고만 경험을 가진 사람도 많다.
『이순신을 찾아 떠난 여행』의 이진이 작가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쳤다. 그는 서문에서 개인적으로 힘들 때 이순신을 마주했다고 전하고 있다. 신산스런 삶을 산 사람들은 안다. 성웅(聖雄)이란 망토를 벗어버린 인간 이순신 속으로 들어가면 그 누구보다 좌절과 고통이 많았던, 그래서 그 눈물로 보통사람들과 하나가 되는 그런 인생의 사람이란 사실을. 과거에 나왔던 『태양이 비치는 길로-충무공 발자국 따라』라는 두 권짜리 답사기는 성웅을 추앙하는 여정이지만 지금 『이순신을 찾아 떠난 여행』은 “삶이 몹시 힘들다고 생각된다면…나처럼 이순신의 삶을 따라 여행을 떠나보라고 권하고 싶다”는 저자의 말처럼 인간 이순신과 함께 하는 여정이다. 수없는 답사 끝에 정리했을 권말(卷末)의 권역별 답사 코스는 저자가 ‘생산과 효율만을 강조하는 결과주의의 산물’로 생각해 일부러 달지 않았다는 네비게이션의 역할을 한다. 이순신에게 보다 쉽게 다가가는 네비게이션이니 결과주의가 싫은 사람은 이순신을 벗 삼아 우직하게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 추천자 : 이덕일(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 나는 누구인가
○ 추천월 : 2008년 11월
○ 저/역자 :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백종유
○ 출판사 : 21세기북스
눈에 띄는 철학 입문서가 나왔다. “나는 누구인가... 이미 알고 있다고요? 그럼 얼마나 알고 계신지요?” 계급장 떼고 전공 불문하고 한번 제대로 따져보자는 식이다. 이제껏 자기 분야에 갇혀 ‘똑같은 노선을 단조롭게 오가는 나이든 버스 기사’ 같았던 철학자가 새로운 스타일로 변신하여 대중들 곁으로 바짝 다가온 느낌이다. 결코 지루하거나 골치 아프지 않은, 그러나 핵심을 놓치지 않는, 흥미진진한 사유의 테마 여행 속으로 독자의 손을 잡아끈다. 저자는 독일에서 학술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는 철학 박사다. 철학자들의 추상적인 개념과 이론을 역사적으로 나열하는 대신에, 생동감 넘치는 한 편의 다큐드라마를 보여주듯이, 다양한 철학의 문제들을 구체적인 사건 현장들 속에서 생생하게 되살려 낸다. 또한 제기된 문제를 풀기 위해 등장하는 인물들도 철학자뿐만 아니라 뇌신경생리학, 물리학, 정신분석학, 인류학, 생태학, 유전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서부터 팝, 영화, 소설과 같은 대중문화의 주역들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나는 무엇을 인식할 수 있고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가. 이는 더 이상 철학만의 과제가 아니다. 그렇다고 뇌 과학자들이 그 해답을 다 쥐고 있다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은 오히려 철학적 문제들이야말로 상이한 분야의 학문들이 소통해야할 필요와 이유를 제공한다는 역설적인 사실을 보여준다. 과학적 지식을 신봉하고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이 충만할 듯한데, 왜 아직도 철학이 필요한지, 철학적 사유란 무엇이며 어떻게 현실과 조우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는 현대인들에게 길잡이가 될 만한 책이다.
- 추천자 : 김상환(서울대 철학과 교수)
○ 지못미, 정치! ○ 추천월 : 2008년 11월 ○ 저/역자 : 장기표 ○ 출판사 : 시대의창 지못미. 지난 4월 총선에서 촉망되는 진보후보들이 낙선한 뒤 유권자들 사이에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운동이 생겨나면서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지못미, 정치!』는 저자가 기성세대로서 우리사회의 주인이 될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정치제도와 문화를 지켜주지 못하고, 낡은 지역주의 등 잘못된 정치를 물려줘 미안하다는 자괴감에 기초해 자라나는 주인인 청소년에게라도 정치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생각을 갖게 만들어주기 위해 쓴 책이다. “17세를 위한 교실 밖 정치 교과서”라는 부제가 보여주듯이 이 책은 오랫동안 민주화운동을 해왔고 지역주의와 사당정치로 점철된 기성정치와 다른 새로운 정치를 실험해보기 위해 노력해온 저자가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왜 우리가 정치를 알아야 하는가하는 이유에서부터 정치의 원리와 구조, 민주주의, 정당, 선거, 언론, 남북통일, 국제정치 등 고등학교 사회교과서에 나오는 정치의 내용들을 총망라해 쉽게 설명하고 있는 청소년을 위한 정치 안내서이다. 특히 동빈이라는 한 학생에게 이야기를 하는 대화의 형식으로 씌어 있어, 정치란 딱딱한 것이라는 거부감 없이 편안하게 정치의 여러 문제들을 공부할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또 ‘17세를 위한’ 이라는 부제가 달려있기는 하지만 청소년만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정치교양서이다. 내용에 있어서도 생생한 자신의 경험에 기초한 정치에 대한 날카롭고 생동감 나는 분석들을 전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이다. - 추천자 : 손호철(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서브프라임 크라이시스 ○ 추천월 : 2008년 11월 ○ 저/역자 : 브루스 E.헨더슨, 조지아 가이스/ 김정환 ○ 출판사 : 램덤하우스 전 세계 경제가 미국발 금융위기로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다. 이 금융위기는 금융기관들이 신용도가 떨어지는 고객에게 마구잡이로 주택담보대출을 해준 데서 시작되었다. ‘서브프라임’이라는 것은 신용도가 떨어진다는 말이고, 바로 이런 뜻에서 이 위기를 ‘서브프라임 위기’라고 부른다. 이 책은 일반 독자들을 상대로 이 위기의 전개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필자들은 미국 사람들에게는 자기 집을 소유한다는 것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리를 해가면서까지 집을 사려 했고, 금융기관들이 이 욕망에 편승해 이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위기가 잉태되었다고 말한다. 미국 정부는 이와 같은 금융기관의 탐욕에 제동을 걸지 못하고 위기의 확산을 방관하고 있었다. 이 책을 쓴 사람들은 경제학자가 아닌 저널리스트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의 입장에서는 더욱 쉽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실 서브프라임 위기는 경제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한 사람조차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한 문제다. 그런 복잡한 문제를 이렇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는 점은 이 책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 추천자 : 이준구(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 품위 있는 사회 ○ 추천월 : 2008년 11월 ○ 저/역자 : 아비샤이 마갈릿/ 신성림 ○ 출판사 : 동녘 많이 읽히는 책과 꼭 읽혀졌으면 하는 책이 다를 수 있다. 베스트셀러라고 불리는 것이 전자에 해당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대중적 인기도에 상관없이 양서로 꼽을 만한 책을 말한다. 『품위 있는 사회』는 성장 위주의 ‘양적 사회’에서 ‘질적 사회’를 넘어 ‘품격 사회’가 대안적 발전 목표로 거론되기 시작하는 이즈음, 국가의 품격이란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곰곰 생각토록 하는 읽혀지기를 바라는 서적에 속한다. 품위 있는 사회란 “제도가 사람들을 욕되게 하지 않는 사회”라는 전제에서 시작하는 책의 1-3 부에는 개인이 모멸감을 느끼는 이유, 인격적 존중의 정당성, 사회적 개념으로서의 품위에 관한 논의가 정교한 논리를 바탕으로 순차적으로 전개된다. 4부에서는 속물의식, 관료제, 사회복지, 실업, 처벌 등 실생활과 직결된 일상적 쟁점들에 대한 해설이 아기자기한 예화와 함께 부연되고, 결론부에서는 저자의 지론(至論)인 품위사회론의 구성원리가 존 롤스의 사회정의론의 그것과 대비되어 있다. “분배 투쟁에서 인정 투쟁(recognition struggle)으로의 이행”이 현대사회의 특징적 단면이라고 사회철학자들은 말한다. 그로부터 우리에게 절박하게 요구되는 과제는 정의로운 사회가 아닌 품위 있는 사회의 구축임을 유추할 수 있다. 사회관계가 점차 민감해지고 다문화 성이 강화되면서 소유의 문제를 떠난 인격적 ’굴욕’이 사회갈등의 새로운 소재로 떠오르고 있는 오늘날 한국사회도 그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존중이나 품위에 대한 사회적 욕구가 많은 사람들의 심중에 활발히 싹트고 있으리라 추정하면서, 그러한 사회윤리적 쟁점을 일찌감치 제기하고 분석한 이 책을 양서로 적극 권장한다. 추천자 : 김문조(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 인간과 유인원, 경계에서 만나다 ○ 추천월 : 2008년 11월 ○ 저/역자 : 진주현 ○ 출판사 : 김영사 인류의 조상으로 여겨지는 화석, 침팬지 무리의 행동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행동을 담은 이야기를 책에서 접했던 독자들이 고인류학, 영장류학의 선구자인 루이스 리키와 제인 구달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는 독특한 기회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올두바이 계곡에서 30년간 인류 조상의 흔적을 찾아낸 루이스 리키와 메리 리키 부부, 탄자니아의 오지 곰비에서 야생 침팬지를 연구한 제인 구달은 사실 사제지간이다. 고향인 케냐에서 어렸을 때부터 화석을 찾는 취미가 있었던 루이스 리키와 한 살 때부터 침팬지 인형을 갖고 놀면서 동물을 사랑한 제인 구달의 인연은 우연히 1957년 케냐의 자연사 박물관에서 이뤄졌다. 사람만이 가진 고유한 특징에 관심을 둔 루이스 리키는 사람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비슷한 특징을 갖는 동물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제인 구달이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침팬지를 연구하도록 격려했다. 제인 구달은 침팬지도 사람처럼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기 위해 투쟁을 벌이고 모성애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람을 사람이게 하는 요소를 서로 다른 방향에서 연구한 두 사람의 만남은 가히 드라마 같다. 책에서는 루이스 리키와 제인 구달의 어린 시절, 연구에 대한 끈기와 열정, 새로운 발견의 순간에서 느끼는 희열, 고인류학과 영장류학이 발전되는 과정을 느낄 수 있다. 루이스 리키의 세 천사로 불리는 고릴라와 오랑우탄을 연구하는 다이앤 포시와 비루테 갈디카스, 제인 구달이 루이스 리키와 메리 리키와 나누는 가상 대화에서는 이들이 동물보호론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들려준다. 물 흐르듯이 읽는 맛은 부족하지만 루이스 리키와 제인 구달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 추천자 : 장경애(과학동아 편집장) ○ 네 멋대로 찍어라 ○ 추천월 : 2008년 11월 ○ 저/역자 : 조선희 ○ 출판사 : 황금가지 책의 표지를 보면 책의 제목처럼 멋대로 사진을 찍고 있는 맨발의 씩씩한 여인이 날아다니고 있다. 뭔지 매우 기발하고 자유롭고 재미있는 일이 내 눈을 즐겁게 해줄 것 같은 인상이다. 그런데 그 사진가의 이름은 조선희다. 경북 왜관에서 태어나 소박하고 평범하게 살았을 것 같은 30대 후반 여성의 이름답다. 첫 인상이 이렇게 상충하는 것처럼 조선희의 힘은 평범과 기발의 경계에서 나온다. 극히 무심하고 평범한 일상의 내 시선이 렌즈의 프레임 속에 들어오고 그 순간 눌러대는 그녀의 손끝에서 그 지극한 평범이 액자 속에 들어가게 되니 너무 평범해 기발해지는 이치다. 조선희는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가 뭔가 중요하고 그럴듯한 피사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는 통념을 뛰어넘었다. 아무렇게나 쉬고 있는 나의 발을 액자에 담는다. 심심하면 녹색 땡땡이 무늬 양말을 신고 다시 찍어본다. 그런데 다시 보면 그 발 너머에 희부옇게 펼쳐져있는 세상이 들어온다. 멋대로 찍은 것 같은 그 사진이 예술로 화하는 순간이다. 세상과 얼굴 없는 그 발의 주체가 내가 되면서 사진 안으로 초대되는 나는 그 안에서 생각의 자극과 감동의 이미지들을 채워나간다. 그래서 그 사진을 보는 사람은 그 앞에 오래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조선희는 사진을 찍되, 어떤 대상을 어떻게 찍을까를 염려하지 말고 마음의 소리를 들으라는 조언을 한다. 사물마저도 그 사물들의 이야기에 마음의 귀를 기울이라는 것이다. 책 안에는 이러한 심정으로 작가가 찍은 사진들이 다양하게 편집되어 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솔직한 사진 찍기의 충고들이 담겨있다. 요즈음 어떤 형태로든 많은 대상을 사진으로 잡아 놓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 된 만큼 조선희의 책은 책읽기의 즐거움과 더불어 사진 찍기의 맛이 무엇인지도 함께 알려줄 것이다. - 추천자 : 김춘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행복의 지도 ○ 추천월 : 2008년 11월 ○ 저/역자 : 에릭 와이너/ 김승욱 ○ 출판사 : 웅진지식하우스 그는 스스로를 불평꾼이라 부른다. 세상에 대해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뜻일 게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는 ‘투덜이’쯤 될까? 이 우울하고 심술 많은 미국의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는 문득 자기 몸을 세상에 던져 불평불만과 우울로부터 벗어나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택한 방법은 1년 동안 4대륙 10개국을 깊이 있게 여행하기였다. 그는 여행이 아니라 신세계 탐험 내지 모험이라고 부른다. 첫 번째 도착한 나라는 네덜란드. 네덜란드 같은 잘 알려진 선진국을 탐험하겠다니? 로테르담의 카페에서 빈둥거리는 것으로 그의 전혀 위험하지 않는 탐험, 모험은 시작된다. 그리고 행복전문가 루트 벤호벤 박사를 방문한다. 벤호벤 박사는 젊었을 때 이미 심리학은 병든 정신을, 사회학은 병든 사회를 연구하는 학문에 불과하다는 깨달음을 얻고서 건전한 정신과 행복한 사회를 연구해온 사람. 여기서 저자는 세상을 불행하게 만드는 두 직업군으로 언론인과 철학자라는 충격적 사실을 접한다. 결국 관용이 행복의 열쇠다. 네덜란드 탐험에서 얻은 교훈이다. 이런 식의 기상천외한 탐험은 네덜란드를 출발해 스위스로 갔다가 부탄, 카타르, 아이슬란드, 몰도바, 태국, 영국, 인도를 돌아 다시 그의 고국인 미국에서 끝난다. 부탄은 행복을 국가의 최대목표로 삼고 있는 나라이며 인도에서 ‘행복은 모순’이다. 행복에 국적을 부여해내는 놀라운 글쓰기를 보게 된다. 미국에 대해서는 다분히 냉소적이기까지 하다. 미국에서 행복은 곧 집이다. 미국인들은 행복을 찾아 이사를 다닌다고 말한다. 여행기와 문화인류학을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종합한 책은 처음 보았다. - 추천자 : 이한우(조선일보 기자) ○도독 쫓은 방귀 ○ 추천월 : 2008년 11월 ○ 저/역자 : 윤동재 글, 김미아 그림 ○ 출판사 : 지식산업사 이 책은 부제로 붙은 ‘동시로 들려주는 옛이야기’ 라는 제목 그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옛 이야기를 동시로 만들어 펴낸 이야기다. 그러니까 오래 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을 거쳐 오면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옛 이야기를 감칠맛 있는 시어를 써, 시가 갖는 리듬을 살려 쓴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옛 이야기를 동시로 엮어 낼 경우, 자칫하면 재미는 적고 시의 맛이 좀 더할 수 있을 법한데 ‘도둑 쫓은 방귀’ 는 옛 이야기의 재미를 그대로 살리면서 시의 맛을 더해, 마치 싱싱한 푸성귀의 상긋함을 느끼게 한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펴낸 <한국구비문학대계>와 임석재가 펴낸 <한국구전설화>에서 어린이들이 읽을 만한 옛 이야기를 골라 이야기를 가려 동시라는 그릇에 담은 것인데, 그동안 자주 들어온 이야기라고 해도 새로운 맛이 들어 어린이들로 하여금 마치 전혀 낯선 이야기를 접하는 듯한 신선함을 줄 것으로 여겨진다. 글쓴이는 옛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는데 주목을 하고, 어린이들이 옛 이야기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입과 귀, 더하여 물이 흐르듯 마음속으로 흘러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펴내게 되었다고 적고 있다. 『도둑 쫓은 방귀』를 읽는 동안, 어린이들은 변함없는 옛 이야기의 재미에 젖어드는 것과 함께 맑고 군더더기 없는 시어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다. - 추천자 : 엄혜숙(아동도서연구가), 이상교(이동문학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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